‘생방송 중 반전시위’ 러시아 언론인, 이번엔 두 달 가택연금

입력
2022.08.12 08:17
크렘궁 맞은 편서 “푸틴은 살인자” 1인 시위 혐의
“계속 목소리 낼 것, 당국의 협박 두렵지 않다”


러시아 국영 TV 생방송 중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기습시위를 했던 언론인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지난 3월 15일 모스크바의 법원을 떠나며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국영 텔레비전 생방송 도중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시위를 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언론인이 두 달 동안의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번에는 크렘린궁 근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했다는 혐의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의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국영 채널1TV의 전 편집장 마리나 오브샤니코바(44)에 대해 오는 10월9일까지 가택연금 처분을 내렸다.

오브샤니코바는 지난달 모스크바 크렘린궁 맞은편 강변에서 “푸틴 대통령은 살인자, 그의 군인들은 파시스트”라고 비난하는 포스터를 들고 1인 시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대에 대한 비판을 금지한 법률이 제정됐으며, 이를 어길 시 최대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

앞서 오브샤니코바는 지난 3월 ‘러시아 국영 채널1’ 저녁 뉴스 프로그램이 생방송되는 도중 스튜디오에 들어가 반전 시위를 한 혐의(집회·시위법 위반)로 3만 루블(약 65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그는 앵커 뒤에서 "전쟁을 중단하라. 정치 선전을 믿지 말라. 이곳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피켓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여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오브샤니코바는 기습 시위 이후 독일 매체 디벨트로 이직해 3개월 동안 해외에서 지내다가, 지난달 자녀들의 양육권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1인 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기소된 뒤 가택연금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오브샤니코바는 지난주 AF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고, 멈출 생각이 없다”며 “당국의 끊임 없는 협박에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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