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VS '헌트', 두 영화의 공통점

입력
2022.08.14 09:02
올 여름 극장가 '한산' VS '헌트' 대접전 예고
두 영화의 공통점은 역사적 배경 활용

한산' '헌트'가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각 배급사 제공

여름 대전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한산'과 '헌트'가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이 눈길을 끈다. 바로 역사 활용이다. 먼저 '한산'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거북선을 중심으로 시원한 쾌감을 선사하는 해전이 볼거리다. 뒤이어 '헌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삼았다.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등 실존했던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팩션이란 사실(Fact)과 픽션(Fiction)이 합해진 말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일대기에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낸 장르다. 먼저 '한산: 용의 출현'은 역사 속 이순신 장군에 김한민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인물을 완성했다.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한 전투, 한산도 대첩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대중이 알고 있는 학익진과 거북선을 묘사했지만 전혀 진부하지 않았다. '한산: 용의 출현'이 많은 입소문을 타면서도 결코 '뻔하다'는 말을 듣지 않은 이유는 '팩션'이기 때문이다.

한 시대, 혹은 역사적 인물을 다루는 과정에서 고증은 양날의 검이다. 고증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표현의 범위가 좁아지면서 족쇄가 된다. 특히 대중에게 익숙한 역사일수록 그 범위는 넓어질 수 없다. 전작 '명량'이 배설 장군의 후손들로부터 피소당한 것을 떠올린다면 팩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여기에서 '한산: 용의 출현'의 영리한 전략이 눈에 띈다. 역사 전문가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한산: 용의 출현'은 고증에 충실했다. 제작진은 사료와 영화적 상상력의 밸런스를 조절했고 실제 거북선 연구가들이 모여서 거북선의 재림을 도왔다. 이렇듯 팩션의 정석을 선보인 '한산: 용의 출현'은 개봉 후 영화 예매 전 사이트 9점 이상의 평점을 유지,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잡았다.

'한산: 용의 출현'과 맞서는 '헌트'도 실제 역사적 배경을 소재 삼았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들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등이 출연했고 이정재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이정재는 '헌트'에서 대통령 암살 음모를 추적하는 안기부 해외 파트 담당 박평호를 연기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특히 '헌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부터 이웅평 폭탄 테러, 미그기 귀순 사건 등을 직접적으로 조명했다. 여기에 1980년대 사회적 배경이 자연스럽게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했고 느슨하지 않은 긴장감이 조성됐다. 한국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정재는 당초 시나리오 초고에 있던 소재들을 유지했고 이는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장치가 됐다.

앞서 진행된 '헌트' 언론시사회에서 이정재는 "작품의 주제가 관객에게 공감할 수 있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80년대 배경을 유지하게 됐고 지금의 '헌트'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성을 강조한 덕분에 역사를 알고 있는 관객에겐 깊은 여운을, 또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관객들에겐 유익함을 강조하는 효과도 컸다.

이처럼 '한산: 용의 출현'과 '헌트'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정보 전달과 창조된 이야기의 밸런스에서 중심을 잡았다. 이에 두 영화가 나란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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