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 '팔도사나이' 작곡하고 '가요무대' 이끈 김강섭 별세

입력
2022.08.10 17:35
수정
2022.08.10 17: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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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관현악단 입사 후 히트곡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빨간 선인장', 군가 '팔도사나이' 등 작곡
최희준 예명 지어주고 가수 데뷔시키기도

연주자 겸 작곡가 김강섭.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주자 겸 작곡가 김강섭. 한국일보 자료사진

1960∼70년대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등 다수의 히트곡과 군가 '팔도사나이' 등을 쓰고 KBS 장수 프로그램 '가요무대'를 20년간 이끈 연주자 겸 작곡가 김강섭씨가 9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인은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후 1961년 KBS에 경음악단장(이후 KBS 관현악단)으로 입사했다. 1964년 최숙자가 부른 라디오 연속극 '나루터'의 주제가 작곡을 시작으로 '불나비'(김상국·1965),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김상희·1967), '빨간 선인장'(김상희·1969), '그 얼굴에 햇살을'(이용복·1969), '꿈나무'(유리시스터즈·1971), '흰 구름 가는 길'(나훈아·1971), '파초의 꿈'(문정선·1972) 등의 히트곡을 작곡했다. 1975년 일본에서 열린 동경국제가요제에서는 '즐거운 아리랑'(김상희)으로 입상의 영예도 안았다.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라는 도입부가 잘 알려진 군가 '너와 나'와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로 시작하는 군가 '팔도 사나이'도 그가 작곡했다.

고인은 KBS 관현악단장을 맡고 있던 1985년 '가요무대' 첫 방송부터 정년퇴임 후에도 상임지휘자로서 20년간 총 900회 이상 음악 지휘를 맡았다. '가요무대'를 이끌 당시 가수들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는 '호랑이 선생님'으로도 유명했다. 2018년 작고한 가수 최희준(본명 최성준)의 예명을 지어주고 가수로 데뷔시키기도 했다. 대중음악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3년 화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작고 전 수년 간 신장병으로 투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세 딸이 있다. 유족 측의 사정으로 고인의 빈소는 11일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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