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빙하 녹을 때마다 '뒤로 웃는' 슈퍼부자들, 왜?

입력
2022.08.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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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게이츠 등 희소광물 탐사 기업 투자”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코발트 등 희소 광물 찾아

빙하에 숨겨진 희소광물을 탐사하는 신생기업 ‘코볼드 메탈’ 관계자가 그린란드에서 탐지장비를 들여다보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빙하에 숨겨진 희소광물을 탐사하는 신생기업 ‘코볼드 메탈’ 관계자가 그린란드에서 탐지장비를 들여다보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기후 위기로 녹아 내리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세계의 억만장자들에게 또 다시 거대한 부를 축적할 기회를 안겼다. 빙하가 녹으면서 채굴이 쉬워진 희소 광물이 이들에게 새로운 돈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그린란드 서부 해안에서 광물을 탐사하는 신생기업 ‘코볼드 메탈’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찾는 것은 전기자동차의 대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니켈, 코발트 등 희소 광물이다. 코볼드 메탈의 커트 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세계에서 첫번째 또는 두번째로 큰 니켈 및 코발트 매장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빙하 빨리 녹을 수록 채굴 수익성 올라가

암컷 북극곰과 한살박이 새끼곰 두 마리가 2015년 3월 그린란드의 빙하 위를 걷고 있다. 그린란드=AP 뉴시스

암컷 북극곰과 한살박이 새끼곰 두 마리가 2015년 3월 그린란드의 빙하 위를 걷고 있다. 그린란드=AP 뉴시스

이들의 희망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지질조사국(GSDG)에 따르면 그린란드엔 석탄, 구리, 금, 아연뿐 아니라 희토류 등 희소 광물이 대량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코볼드 메탈에 투자한 억만장자들은 그린란드 디스코섬과 누수악 반도의 언덕과 계곡 표면 아래에 수억 대의 전기차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의 광물이 묻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코볼드 메탈과 광산기업 블루제이 마이닝은 지질학자, 지구물리학자, 기계공 등을 동원해 그린란드에서 야영하며 탐사작업을 하고 있다. 토양시료 채취·분석, 드론·헬리콥터를 이용한 지하 전자기장 측정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들로, 부자들의 막대한 자금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빙하가 빨리 녹을 수록 이들의 사업 수익성이 더 올라간다. 탐지장비를 반입하고 채취한 광물을 반출하는 작업이 더 간편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조스, 블룸버그, 게이츠는 그린란드 광물 사업에 실제 투자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CNN은 밝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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