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액션 잔치... '카터'가 차린 푸짐한 한상

입력
2022.08.09 09:46

'카터', 넷플릭스 세계 2위 기록하며 흥행 순항
"주원, 작품 위해 SNS 끊고 예능 출연 고사"

주원이 '카터'로 돌아왔다. 그는 '카터'를 '새로운 영역의 액션 영화'라고 표현했다. 넷플릭스 제공

주원이 '카터'로 돌아왔다. 그는 '카터'를 '새로운 영역의 액션 영화'라고 표현했다. 넷플릭스 제공

'카터'는 소문난 액션 잔치다. 강도 높은 액션 신들이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오감을 만족시킬 익스트림 액션 시퀀스'라는 홍보 문구와도 딱 어울린다. 배우 주원은 '카터'를 '새로운 영역의 액션 영화'라고 표현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카터'는 제법 푸짐한 한상을 차렸다.

넷플릭스 영화 '카터'는 지난 5일 공개됐다. 이 작품은 카터(주원)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카터는 미국과 북한을 초토화시킨 DMZ 바이러스의 유일한 항체를 가진 소녀를 북으로 데려가야 한다. 눈을 떴을 때 본인의 이름도, 나이도 몰랐지만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나간다.

'카터'는 주원의 원톱 주연작이다. 주원은 이 작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7kg을 증량했으며 3, 4개월 동안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아 고난도 액션 신을 직접 소화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자연스레 주원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하게 된다. 주원은 카터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잘 표현했고 북한 고위 간부 김종혁 역의 이성재는 다양한 작품에서 쌓아온 내공을 통해 빌런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카터'의 독특한 매력

'카터'는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주원은 다양한 액션 신을 소화했다. 넷플릭스 제공

'카터'는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주원은 다양한 액션 신을 소화했다. 넷플릭스 제공

'카터'는 눈에 띄는 특징들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그중 하나는 게임 화면을 보는 듯한 연출이다. 이는 '악녀'에서도 두드러졌던 부분으로 정병길 감독의 뚜렷한 색깔을 담아낸 지점이다. 정 감독은 카메라를 쉬지 않고 움직이는 역동적인 무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격하게 흔들리는 화면과 관련해 "어지럽게 느껴진다"는 혹평도 존재하지만 이는 현장감을 담아내기엔 좋은 방식이다. 전투 장면에서 피가 튄 듯 화면이 빨갛게 변하기도 하는데, 카터의 옆에서 그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안긴다. 유명 게임 제작자 코지마 히데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고전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은 '카터'의 카메라 연출을 극찬했다.

액션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목욕탕 안 격투와 구름 위 총격전은 '카터'에 신선함을 더하는 장면들이다. 주원이 제작보고회 때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로 꼽은 목욕탕 신은 극 초반에 펼쳐진다. 속옷만 입은 채 수많은 이들과 싸우는 카터의 모습은 그가 가진 무력을 실감하게 만든다. 카터는 비행기에서 낙하해 하늘을 나는 동안 적과 총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물론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자동차, 오토바이 액션도 볼 수 있다.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장치들도 눈길을 끈다. 한국화를 전공한 정 감독은 카터의 문신과 관련해 "먹으로 그린 디자인을 고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골목길, 연구소 같은 '카터' 속 공간에 높은 채도의 동양적 색채를 더했으며 시위 장면에서 상모돌리기를 하는 인물 등을 통해 한국 전통 문화를 보여줬다. 음악도 국악을 베이스로 해 한국적인 미를 물씬 풍긴다. 세계인에게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정 감독의 시도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카터'에 담긴 노력

주원은 '카터'를 위해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했다. 7kg을 증량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제공

주원은 '카터'를 위해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했다. 7kg을 증량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러한 '카터'에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담겼다. 스턴트 맨은 와이어를 맨 채 높은 곳에서 격투를 벌이거나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직접 촬영에 나섰다. 전문 스카이다이버 또한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카터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정 감독은 카터의 활약을 원테이크 액션으로 그려냈다.

주원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소속사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본지에 "주원이 머리도 짧아지고 몸도 더 다부져졌다. 그 모습을 '카터'를 통해 제일 먼저 보여주길 원했기 때문에 한동안 SNS도 안 하고 예능 출연도 고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원이 작품을 위해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했고, 무술 팀과도 수없이 많은 합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작진분들이 현장에서 준비를 많이 해주셔서 부상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카터'를 위해 애쓴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주원이 한 장면 한 장면을 찍으며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시청자분들이 그런 모습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원이 7년 만에 출연하는 영화인 '카터'는 공개 다음 날인 지난 6일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의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7일에는 2위로 올라섰다. 호불호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작품이 늘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카터'가 한국 액션 영화를 세계에 널리 퍼뜨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주원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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