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결식아동' 편의점 내몰리자... 서울시, 급식단가 8000원으로 인상

입력
2022.08.07 20: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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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현실 반영 못 하는 급식 지원 문제 지적
기존 7000원에서 1000원 인상... 예산 증액
3만 명 혜택... 대형마트 푸드코트 사용 가능

지난달 서울 금천구의 한 음식점 외부에 메뉴와 가격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가장 저렴한 음식 가격이 8,000원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서울 금천구의 한 음식점 외부에 메뉴와 가격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가장 저렴한 음식 가격이 8,000원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시가 이달부터 결식아동 급식단가를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인상한다. 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밥을 먹을 수 없는 저소득층 아동들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등 급식 지원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관련기사: 치솟는 음식 가격에... 다시 편의점으로 내몰리는 결식아동들)

시는 7일 “기존 단가가 보건복지부 아동급식 지원단가 권고금액 7,000원에 비해 낮은 것은 아니지만 물가를 고려했을 때 양질의 식사를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 저소득층 아동의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가를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전년보다 8.4% 상승해 1992년 10월(8.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음식 가격이 폭증하면서 식당을 갈 수 없는 빈곤 아동들은 편의점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아동급식카드(꿈나무카드) 사용 건수는 총 145만176건으로 이 중 편의점에서 사용한 건수가 71만4,864건(49.2%)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달 본보 보도(7월7일자 1·4면)에서도 결식아동 비율이 높은 강북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음식점 30곳 중 7,000원 이하 식사가 가능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아동급식 권고단가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아동급식 권고단가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음식 가격 상승뿐 아니라 자치구마다 급식단가가 많게는 2,000원이나 차이 나는 것도 문제다. 서초ㆍ종로구(9,000원), 강남ㆍ용산구(8,000원)를 제외한 나머지 21개구는 급식단가가 7,000원을 겨우 맞춘다. 하지만 이들 자치구 결식아동은 전체의 90.1%를 차지한다. 결식아동 지원에 들어가는 예산은 서울시ㆍ자치구ㆍ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마련한다. 올해 서울시 결식아동 급식지원 기정예산은 272억 원으로, 이번 급식단가 인상분 12억7,000만 원은 2차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됐다.

시는 서울 내 결식우려아동을 3만여 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아동급식카드와 지역아동센터, 도시락 배달 등을 통해 급식을 지원하는데, 이번에 마련된 재원은 모든 지원 방식에 사용된다. 시는 이달부터 서울 시내 이마트 점포 30개 지점 푸드코트에서도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급식단가 인상으로 성장기 결식아동들이 보다 균형 갖춘 식사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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