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지나면 중부지방 장마 같은 물폭탄...남부는 '한증막 더위'

입력
2022.08.07 16: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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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정체전선 형성...장마철 수준 비
중부지방 많은 강수량, 하천 범람 주의보

지난 6일 소나기가 쏟아지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소나기가 쏟아지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황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자마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흡사 장마처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8~11일 최대 300㎜ 이상의 거센 비가 예상되는 곳도 있는 만큼 하천 범람 등 호우 피해가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비가 적게 오거나 내리지 않는 남부지방과 제주 등지에서는 고온다습한 한증막 더위가 이어진다.

입추인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9일까지 수도권, 강원내륙·산지, 서해5도의 예상 누적 강수량은 100~200㎜다. 지역에 따라 비가 3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충청북부, 경북북부, 강원동해안의 예상 강수량은 30~80㎜이고 강원동해안과 충청북부에서는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수도 있다. 아직 예상 강수량이 나오지 않았지만 10일과 11일에는 더 강한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간당 5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경우 하천 범람에 의한 침수 피해 등이 발생한다. 특히 휴전선 인근 북한 지역에도 30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만큼 황강댐 방류 가능성까지 고려해 임진강·한탄강·북한강 하류 지역은 범람 대비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 기상청은 저수지와 둑, 제방 등 사전점검을 당부했다.

7일 한반도 주변 기압계 모습. 기상청 제공

7일 한반도 주변 기압계 모습. 기상청 제공

이번 비는 마치 장마처럼 정체전선이 한반도 위에 형성되면서 내린다. 정체전선은 두 개의 다른 기단이 마주쳐 만들어지는데,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차갑고 건조한 티베트고기압 및 저기압 소용돌이와 남서쪽에서 올라오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는 것이다. 여기에 제5, 6호 태풍이 지나가면서 형성된 저지고압능(따뜻한 공기가 수직으로 쌓여 있는 형태)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며 정체전선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서로 다른 성질의 두 기압이 마주쳐 비구름대가 길게 만들어지고, 이를 잡아두는 '블로킹 현상'까지 일어나 장마같이 비가 오래 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형성된다는 예측이 많지만, 아직 변동성이 크다. 저기압 소용돌이의 정체 정도가 강하면 남쪽으로 내려오고,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상이 강하면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태평양고기압 남서쪽인 대만 서쪽 해상에 있는 열대저압부가 9일쯤 7호 태풍 '무란'으로 발달하면 북태평양고기압을 지원할 수 있다. 이번 비는 11일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가 북쪽에서 한랭건조 공기가 재차 유입되는 12~14일 다시 내릴 전망이나, 이 역시 정확한 강수 지역은 아직 불확실하다.

반면 남부지방처럼 비가 내리지 않거나 적게 내리는 곳에서는 폭염이 이어진다. 8일부터 12일 사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상회하는 등 매우 뜨겁겠고, 습도도 높아 한증막 같은 날씨가 나타난다. 지역에 따라서는 낮 동안 기온이 오르면서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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