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리스크' 윤 대통령, 업무 복귀 후 '대국민 사과'하나

입력
2022.08.07 20:00
수정
2022.08.07 22:1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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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휴가 동안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에 직면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업무 복귀와 함께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여론을 다독이는 게 급선무인 탓이다. 윤 대통령은 주말 동안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인적 쇄신 카드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 받들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은 여론조사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국민들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 첫날(8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재정비'와 '재출발'을 기조로 한 메시지를 제시하겠다는 계획에서 기류가 변화한 것이다. 지난 5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4%로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다. 여권을 중심으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나 유감 표명으로 여론을 달래야 한다"는 의견이 전달됐다고 한다. 위기의 본질은 국정을 진두지휘하는 대통령으로서 비전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본인 리스크'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까지 대국민 사과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윤석열계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본인이 열심히 움직여도 당·정·대가 제대로 보좌해주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이 크다""대통령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참모진이 메시지의 방향성과 관련해 여러 아이디어를 전달했고, 윤 대통령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며 "사과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의 질책을 받아들여 잘 해보겠다는 말씀을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올해 1월 선거대책위원회 자중지란과 관련해 "오롯이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사과한 전례가 있는 만큼, 선제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적 쇄신 압박에도 "다소 시간을 두겠다"

국정 지지율이 2주째 20%대 머물면서 대통령실 비서실을 향한 인적 쇄신 압박도 커지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치를 처음 하는 상황에서 정치 경험이 없거나 적은 실장·수석비서관들이 국정 운영을 돕고 있으니 아마추어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윤 대통령이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당장 인적 쇄신에 나서기보다 시간을 두고 쇄신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여당에서 인적 쇄신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세력은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라며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고 '윤석열의 시간표'대로 움직이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신인호 안보실 2차장 사퇴... "건강상 이유"

대통령실이 인적 쇄신론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전격 사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건강이 악화돼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워 3주 전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윤 대통령이 어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신 2차장 사퇴와 관련해 비위나 위법행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대통령실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김지현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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