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개 전통시장에 '마트 휴업 폐지 반대' 현수막...직접 행동 나서는 상인들

입력
2022.08.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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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0년'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폐지 논의 가시화
전통시장 상인들 반대 기자회견 열고 시위 계획도

1일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관문에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폐지는 전통시장의 고통입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일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관문에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폐지는 전통시장의 고통입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움직임에 맞서 상인연합회가 본격 행동에 나선다.

3일 전국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상인회는 8일부터 전국 1,947개 전통시장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기로 했다. 10일에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단행할 계획이다. 당일 기자회견에는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도 참여해 관계자만 100여 명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에 따라 9월에는 대규모 집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상인회는 이미 2일 '전국상인연합회 긴급이사회의'를 열고 대규모 집회를 결의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일단은 국회, 관계부처 장관들을 잇따라 방문해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며 "그래도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슈퍼마켓연합회 등과 함께 집회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상인회는 전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3시간가량 만난 자리에서도 의무휴업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이 장관은 '대형마트가 벌어들인 이익을 전통시장 상인들과 나누고, 전통시장이 온라인에 적극 진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거나 '상생을 통해 동반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 때도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에 대해 "중기부가 어디를 보호하고, 어디를 대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상인회는 이 장관에 이어 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를 방문해 입장을 전하고, 4일에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향할 방침이다.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상인들이 대형마트 관련 규제 완화를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어차피 시장은 오후 8~9시면 문을 닫으니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마트 심야영업부터 푸는 방향으로 서서히 규제를 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가 가진 노하우를 시장에 전해주며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는데, 한 방향으로만 가려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대화를 통해 상생의 길을 찾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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