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최강이라던 켄타우로스...아직까진 '찻잔 속 태풍'

입력
2022.08.02 16:35
수정
2022.08.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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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염 중 BA.5 60.9%로 우세종
BA.2.75 변이 누적 9건, 영향력 미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3차원 일러스트레이션.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3차원 일러스트레이션. 게티이미지뱅크

해외를 휩쓴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국내에서도 결국 우세종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 6차 재유행의 주범이란 얘기다. 다만 BA.5보다 전파속도가 빠르고 면역 회피 성질이 강하다고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 감염은 아직까진 예상보다 적은 상황이다. 현 추세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BA.5, 11주 만에 우세종 꿰차

BA.5 변이 검출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BA.5 변이 검출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달 마지막 주 국내 코로나19 감염 중 BA.5 검출률이 60.9%라고 2일 밝혔다. 우세종을 판단하는 기준은 국내 검출률 50% 이상인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해외 유입 사례 중 BA.5 검출률은 79.4%까지 높아졌고, 국내외를 합친 전체 검출률은 66.8%로 1주 전(56.3%)보다 10.5%포인트 상승했다.

이전 우세종이었던 BA.2(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와 비교해 전파력이 강하고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에 의한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는 BA.5는 국내에서 지난 5월 12일 처음 검출됐다. 이후 11주 만에 우세종을 꿰찼다. 이전 델타 변이는 지난해 4월 29일 첫 확인 이후 14주 만인 지난해 7월 넷째 주, 오미크론(BA.1)은 같은 해 12월 1일 첫 감염 뒤 8주 만인 올해 1월 셋째 주 각각 우세종이 됐다.

BA.5가 재유행을 이끄는 가운데 이날 0시 신규 확진자는 11만1,789명으로 집계됐다. 4월 19일(11만8,504명) 이후 105일 만에 다시 11만 명을 돌파했지만 전날보다 위중증 환자는 5명 줄어 282명, 사망자는 5명 감소한 16명이다. 아직까지 델타 변이만큼 치명적인 중증도는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BA.5의 중증도가 더 높은 것으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BA.5는 하위 변이라 임상증상도 오미크론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켄타우로스, 우려처럼 감염속도 빠르지 않아

신규 확진자가 105일 만에 가장 많이 집계된 2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규 확진자가 105일 만에 가장 많이 집계된 2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BA.2.75 변이 감염 환자는 2명이 추가로 확인돼 누적 9명이 됐다. 두 명 다 BA.2.75의 진원지인 인도에서 입국했고, 3차 백신 접종을 마쳤다. 현재 재택치료가 끝나 격리가 해제됐다. BA.2.75는 BA.2보다 돌기(스파이크) 유전자 변이가 8개 더 많아 항체를 회피하는 특성이 강하고 전파력은 BA.5보다 35%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7일 감염된 확진자가 시기적으로 가장 빠른데, 약 4주가 흐른 현재까지 급격한 확산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앞서 델타 변이, 오미크론은 해외에서 우세종이 된 이후 국내에서도 시간 차이를 두고 급속히 확산했는데 BA.2.75는 해외에서도 여전히 확산세가 미미하다. 방대본이 파악한 주요 국가 중 미국, 독일, 영국, 일본의 최근 유행 역시 BA.5가 주도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확산 추이를 볼 때 BA.2.75가 BA.5를 밀어내고 급격히 우세종이 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BA.2.75의 파괴력이 우려보다 낮다면 6차 재유행의 강도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다만 BA.5도 우세종이 되기까지 11주가 걸린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BA.2.75가 우세종이 된 국가가 없다지만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며 "지금은 해외 동향을 살피며 다각도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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