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이어 조수진 최고위원 사퇴... "윤핵관 2선 후퇴" 요구

배현진에 이어 두 번째 당 지도부 사퇴
"총체적 복합 위기…윤핵관도 성찰해야"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최고위원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정대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며 "윤핵관으로 불리는 선배,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2선 후퇴"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각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엄중한 경고에 책임을 지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밝혔다.

지금의 정치권을 "총체적인 복합 위기"라며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하다"고 피력했다.

조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 주시라.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긍지와 자부심은 간직하되, 실질적인 2선으로 모두 물러나 주시라"고도 요청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힘을 실으면서 여권 위기 상황에 대해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에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이어 "제 역량이 부족했다"면서 "민생과 국민통합, 당의 미래와 혁신을 위한 헌신과 열정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에 이어 조 최고위원까지 사퇴함으로써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개편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최고위원은 "여당의 지도체제 전환은 이견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행은 배 최고위원이 사퇴한 29일 오전까지 "(최고위원) 일부가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는 없다"며 비대위 전환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오후 들어 초선의원 성명서에 최종 32명이 이름을 올리고, 원내부대표단이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우려를 전달하는 등 비대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비대위 체제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권 대행 측 관계자는 본보에 "당초 비대위 전환에 대해 대립적 입장을 취한 게 아니다"라며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실타래를 풀어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 체제 전환 시 이준석 대표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 대표가 사실상 자신의 복귀를 차단하는 지도체제 전환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