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에 “며칠 혼났겠네” 힘 실어준 윤석열 대통령

입력
2022.07.28 19:00
수정
2022.07.29 09: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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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이철규 "이준석 혹세무민" 비판
이준석 "덜 유명해 조급해진 듯" 반격
당내에선 "자중 필요하다" 목소리 커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항해 기원 의식을 한 뒤 장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울산=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항해 기원 의식을 한 뒤 장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울산=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내부 총질’ 문자 파문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그것 때문에 며칠 혼났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 노출 이후 리더십 위기에 직면한 권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준석 대표는 “오늘 국민들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거 같다”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권 대행 등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만나 문자 노출 사태와 관련해 ‘동요하지 말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앞으로도 당과 정부가 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부 총질 발언을 주워 담기보단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권 대행에게 농담을 섞어 “그것 때문에 며칠 혼났겠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진수식에는 권 대행과 박형수 원내대변인 등 지도부와 당권 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전ㆍ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동안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두는 듯했던 이 대표도 연일 목소리를 높이며 윤핵관을 겨냥한 전선을 선명히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법원이 21대 총선 선거무효 소송을 기각한 소식을 전하며 “진실을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내부 총질을 했던 유튜버들에 현혹됐던 많은 분들이 이성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주고받은 문자에 등장하는 ‘강기훈’을 ‘내부 총질 유튜버’로 지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행정관 임용 절차를 밟고 있는 강씨가 대표를 역임했던 극우 성향의 자유의새벽당이 그간 부정선거 의혹을 이슈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항상 남을 지목하고 까내렸지만 당신들이 오히려 보수 몰락을 위해 뛰던 내부 ‘총질러’였고 스파이였고 프락치였다”며 “유튜브를 중심으로 만든 당신들만의 우물 안 작은 세계 속에서 국가대소사를 논의했으니 연전연패했던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24일 저녁 경북 포항 송도해변 한 통닭식당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지자나 포항시민과 치킨을 나눠 먹으며 대화하는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4일 저녁 경북 포항 송도해변 한 통닭식당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지자나 포항시민과 치킨을 나눠 먹으며 대화하는 '번개모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혹세무민을 하고 있다"고 직격하자 즉각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양두구육이라니?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보고 크게 웃음) 할 일"이라고 썼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간 고생하셨는데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며 "오늘 국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만 이 대표가 연일 거친 목소리를 쏟아내자 당내에서는 자중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선의 조해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리위 징계는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논란의 중심에 서고, 당에 도움이 되는지 부담이 되는지 헷갈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기한이 다해도 복귀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하거나 복귀해도 식물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성숙한 모습으로 변모하지 않으면 성장을 멈춘 정치적 피터팬이 된다"고도 했다. 하태경 의원은 “감정대로 정치를 하는 사람은 하수”라고 꼬집었다.

이동현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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