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기업가정신

입력
2022.07.26 19:00
25면

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초음속 전투기(KF-21). 방위사업청 제공.

초음속 전투기(KF-21). 방위사업청 제공.

국산 전투기 개발 선언(2001년 3월) 후 22년 만에 자체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KF-21)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8번째 전투기 생산국이 됐고, 지난달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7번째 우주발사체 개발 국가에도 합류했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기업 및 700여 개 중소기업의 협력 작품이다.

중심 역할을 한 KAI의 뿌리는 삼성, 현대, 대우다. IMF 때 정부가 대우중공업 항공우주사업본부(1984), 삼성항공(1986), 현대우주항공(1996)을 통합해 KAI를 출범시킨 것을 감안하면, 우리 항공우주 개발은 35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 기술도, 경험도, 경제성도 없다는 반대론을 극복하며 인고의 시간을 도전과 실패로 이룬 결실이다.

전투기와 로켓 자체 개발은 국방뿐 아니라 국가 과학기술력과 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항공우주산업이 가능하려면 전기전자, 기계, 소재, 식품공학 등 거의 모든 산업영역의 기술이 높은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다른 부문에의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90% 국산화율을 달성한 KF-21 관련 항공우주 기업들에는 1만7,000여 명이 고용돼 있고, 방산 수출이 증가하면 5만~48만 개 일자리가 추가 창출될 수 있다.

군수방위산업과 밀접한 항공우주산업은 첨단 기술에 기초한 신무기 개발이 핵심이다. 도전, 개척, 창조, 혁신, 역경 극복 같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밀리터리 기업가정신(Military Entrepreneurship)이라고 한다. 국민안위를 지키는 방위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게 기업이고, 그 바탕에 기업가정신이 있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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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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