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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도체 초강대국' 청사진 내놓았다...기업들이 투자할 환경 만들기에 집중

입력
2022.07.22 05: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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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발표
투자 지원, 인력 양성, 선도기술 확보 등
업계 "환영하지만... 현장 체감할 수 있어야"

이창양(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경기 화성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업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창양(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경기 화성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업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정부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등 '반도체 초강대국'으로 가기 위해 청사진을 공개했다. 핵심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이 반도체 분야에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것인데, 업계에선 정부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경기 화성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은 ①투자 지원 ②인력 양성 ③시스템반도체 선도기술 확보 ④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구축 등의 4개 틀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인프라 지원, 규제 특례를 통해 5년 동안 민간 기업이 340조 원 이상의 투자를 달성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대규모 신·증설 중인 평택·용인 반도체 단지의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구축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고, 반도체 단지 용적률을 현행 최대 350%에서 490%까지 1.4배 높인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의 핵심 중 하나인 클린룸(무균청정공간) 개수가 평택 캠퍼스는 12개에서 18개로, 용인 클러스터는 9개에서 12개로 늘어나면서 9,000명을 더 고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또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개정해 반도체 산업단지를 만들 때 중대·명백한 사유가 없으면 신속하게 인·허가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부지에 대한 제한도 완화한다.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반도체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대기업의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중견 기업과 마찬가지로 8~12%로 2%포인트 올리고, 테스트 장비, 지식재산(IP) 설계·검증 기술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또, 주 64시간까지 근로를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제를 올해 9월부터 전체 반도체 R&D에 적용한다. 국제 기관 인증 획득 장비는 취급시설 기준 적용을 면제하는 등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에 대한 규제(화학물질관리법)도 연말까지 개선한다.



차세대 반도체에 2조 이상 투입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중 세부과제. 강준구 기자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 중 세부과제. 강준구 기자


아울러 현재 3% 수준인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차세대 반도제 중 전력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각각 4,500억 원, 5,000억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을 추진한다. 2029년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 1조2,500억 원을 지원한다.

'스타 팹리스'(비메모리 설계사) 30개사를 뽑아 예산 1조5,000억 원을 투입하고, 파운드리(위탁생산) IP 설계, 디자인하우스, 후공정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 첨단 패키징 분야에 대한 대규모 예타 사업도 추진 예정이다.

현재 30%인 소부장 자립화율을 2030년까지 50%로 높이기 위해 소부장 R&D를 '추격형 국산화'에서 '시장선도형'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기존 9%였던 시장선도형 R&D 비중을 내년부터 20%로 상향 조정한다.

또한, 앞서 교육부 주도로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방안'에 발맞춰 민간 협력을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반도체 전문인력 15만 명 이상을 길러낼 방침이다.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신규 지정 및 지원 △대학원 연계 R&D에 10년 동안 3,500억 원 투입 △산업계 주도로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해외 반도체 우수 인력 유치시 소득세 50% 감면 혜택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등이 검토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을 올리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클린룸을 지을 수 있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제 혜택 역시 반도체 투자 단위가 조 단위인 만큼 몇 퍼센트만 늘어나도 혜택이 체감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이 돈을 아껴 인력 양성이나 추가 투자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다양한 반도체 산업 육성책이 나왔지만 제대로 정책이 시행되지 못해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웠던 적이 많았다"며 "우리 정부 역시 실효성 있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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