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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저류조 질식 50대 공무원 여전히 의식 없어...30대는 호전

입력
2022.07.21 18:00

숨진 인부 부검, 사이안화 수소 유출 원인 조사
시민단체 "재래형 중대재해" 주장...방지 대책 촉구
20일 대구 저류지 청소 중 1명 사망, 2명 중상

죽곡정수사업소 배출수 처리시설 전경. 류수현 기자

죽곡정수사업소 배출수 처리시설 전경. 류수현 기자

3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저류조 청소작업 중 중상을 입은 30대 공무원은 호전됐으나 50대 공무원은 여전히 의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당국은 예년 청소 때는 없던 사이안화 수소가 이번에 검출된 원인 등 사고 진상 규명에 나섰다.

경찰은 21일 숨진 인부를 부검하고,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며 청소 용역업체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혈액과 화학약품 검사 등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환경청도 이날 사고가 발생한 저류조 배출수 처리시설 주변 공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저류지 내 공기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하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을 검토 중이다.

시민단체는 대구시에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죽곡정수사업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의한 재래형 중대재해"라며 중소 영세기업에 대한 중대재해 지원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요구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내고 "대구시는 산하 기관에서 일어난 중대재해에 대해 엄중한 책임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장했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죽곡정수사업소에서는 지난 20일 오전 9시45분쯤 배출수 처리시설의 지하 저류조 찌꺼기를 청소하던 작업자 3명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현장에는 치사량에 가까운 사이안화 수소 47ppm이 검출됐다.

지난 2005년 가동된 배출수 처리시설의 지하 저류조는 1년에 한 차례 청소해 찌꺼기를 제거하지만 이번처럼 사이안화 수소가 검출된 적은 처음이라는 환경당국의 진술에 따라 안전 매뉴얼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부상당한 직원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사고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중"이라며 "맹독성 가스가 나올 정도로 위험한 시설인 만큼 저류조를 청소할 때는 정화조 수준을 넘어 보다 철저한 매뉴얼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저류조 청소에 투입된 인부가 사망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죽곡정수사업소 배출수 처리시설 입구에 출입금지선이 설치돼 있다. 류수현 기자

지난 20일 저류조 청소에 투입된 인부가 사망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죽곡정수사업소 배출수 처리시설 입구에 출입금지선이 설치돼 있다. 류수현 기자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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