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뛰게 하라” 2만명이 요구했지만… US오픈 참가 무산

입력
2022.07.21 17:13

노박 조코비치가 13일 보스니아 비소코 인근에 위치한 보스니아 피라미드 고고학 공원의 테니스 코트 개장 기념 시범경기에 참여한 뒤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가 13일 보스니아 비소코 인근에 위치한 보스니아 피라미드 고고학 공원의 테니스 코트 개장 기념 시범경기에 참여한 뒤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테니스의 신(神)’ 노박 조코비치(7위·세르비아)를 내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US오픈에 참가하게 해 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약 2만명이 서명했다. 20일(현지시간) 발표된 US오픈 참가 선수 목록에도 조코비치의 이름이 올라갔다. 하지만 테니스 팬들의 바람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코비치가 백신 접종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어서다. 지난 2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나는 백신 반대론자는 아니다”라면서도 “내 몸에 무엇을 주입할 것인지 결정할 자유를 지지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두 차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코비치는 백신 미접종자 '외국인'은 입국할 수 없다는 미국의 방역 지침으로 인해 이번 US오픈에는 참가할 수 없다. 이에 지난달 19일에는 인터넷 누리꾼들이 서명을 모으는 웹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조코비치가 US오픈에서 뛸 수 있게 허락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파드마 라잔(Padma Rajan)’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누리꾼은 “이미 팬데믹이 도래한 상황에서 조코비치가 US오픈에 참가하지 못해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접종을 받지 않은 미국 선수들이 뛸 수 있다면 테니스계 전설인 조코비치도 반드시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재일로부터 약 한 달 동안 2만명 넘는 누리꾼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그러나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미국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폭스뉴스에 따르면 USTA는 보도자료를 통해 “US오픈은 선수들에 대한 예방접종 의무 사항이 따로 없다”면서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외국인의 입국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코비치가 참가 선수 목록에 포함된 건 7월 18일자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 따라 정해졌을 뿐이라고도 USTA는 설명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올해 1월에도 미접종 상태로 호주 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호주 정부와의 법정 소송도 불사했지만 끝내 추방되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6월 열린 2022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그는 자신의 7번째 윔블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활짝 웃었으나,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참가가 좌절되면서 메이저 대회 통산 우승 횟수는 21회에 머무르게 된다.

최현빈 인턴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