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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인신매매 대책 20년 만에 1→2등급 하향"

입력
2022.07.20 05:4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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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한국 20년 만에 1등급에서 제외
보고서 "외국인 인신매매 장기 대책 부족"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2등급...북한 3등급

이기순(왼쪽) 여성가족부 차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인신매매 방지 정책 추진 방안 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기순(왼쪽) 여성가족부 차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인신매매 방지 정책 추진 방안 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국무부가 매년 공개하는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한국이 20년 만에 2등급으로 떨어졌다. 북한은 20년 연속 최하위 3등급 국가로 평가됐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을 기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췄다. 한국은 2001년 첫 보고서 발간 당시 3등급을 받았지만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1등급을 유지해왔다.

이번 보고서 평가 대상 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다.

국무부는 이번 평가와 관련, “한국은 2020년 대비 인신매매 관련 기소가 줄었고 외국인 인신매매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장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특히 “인신매매범이 강제로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해 외국인 성매매 피해자들을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추방하는 등 정부가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국무부는 외국인 강제노동을 활용한 어업 분야 문제도 거론했다. “일부 이주 어부들은 하루 18시간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도 2등급으로 평가되는 등 모두 133개 국가가 이 등급에 들어갔다. 한국은 내년 1월 ‘포괄적 인신매매방지법’을 발효하는 등 다시 1등급 국가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30개 국가는 1등급을,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터키) 등 22개 국가는 3등급을 받았다. 북한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는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은 지난 1년간 인신매매 퇴치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가 인신매매 사범을 더 강력히 처벌하고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및 보호 강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물론 한국과 다른 법률 체계와 양형 제도를 가진 미국이 자의적으로 인신매매 대책 평가 등급을 책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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