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정당"…존폐 위기 정의당에 쏟아진 쓴소리

입력
2022.07.05 20:00
외부 전문가들, 지지기반 부재 공통 지적
낮은 지지율보다도 낮은 호감도가 문제
"페미니즘 정당 꼬리표, 선거 패인 아냐"

이혁재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대 대통령선거 및 제8회 동시지방선거 평가를 위한 토론회: 정의당의 성찰과 혁신'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비호감 정당이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주최 선거 평가 토론회. 참석한 전문가들이 거침 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비주류 엘리트 정당"이라고 혹평하는가 하면, 페미니즘 정당 논란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동일한 오류를 범했다"고 날 선 비판이 터져 나왔다. 연이은 선거 패배로 존폐 기로에 선 정의당의 현주소가 가감없이 드러난 자리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외부 인사들은 정의당 지지기반이 부재하고 정체성이 실종됐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전문위원은 "정의당은 지금 사회적으로 특별한 기반이 없다"며 "세대, 젠더, 계층 등 어떠한 지표에서도 지지기반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의당은 20년이 넘었는데도 특정 지지기반도 없는 뜨내기 정당"이라면서 "아직 권력 기회를 못 잡은 비주류 엘리트 정당에서 약자 코스프레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낮은 지지율보다 '낮은 호감도'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김태영 글로벌리서치 상무는 "그동안 정의당은 지지도는 낮았지만 호감도가 큰 자산이었다"며 "수도권 지역, 남성, 4050대 등에서 이탈이 발생하며 최근 2, 3년 사이 호감도가 반 토막 났다"고 말했다. 정 전문위원 역시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판하지만 여론조사상 비호감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정의당이 비호감 정당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페미니즘 정당 꼬리표가 선거 패인이 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대 시각이 우세했다. 구세진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혜영과 류호정, 두 의원이 있어서 페미정당이라는 식의 주장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도 "정의당은 이준석 대표와 동일한 오류를 범했다"며 "20대 여성에 대해 비호감 선거에서 기권 가능성이 높고, 우리가 열심히 하면 지지하지 않을까라고 나이브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진 관료가 페미니즘을 주도하는 체질로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구 교수는 "민주당이 페미니즘 이슈를 점할 수 있었던 건 박지현 때문이 아니라 이재명이 페미니즘을 지지한 점이 신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책임을 묻는 발언도 나왔다.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은 "소수당 국회의원은 당의 간판인 만큼 책임 평가를 엄정하게 해야 한다"면서 "비례대표를 2년마다 평가하는 중간 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호진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돌아선 민심을 잡기 위한 강력한 쇄신안이 필요하다"며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5명의 사퇴를 권하는 당원 총투표를 발의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정의당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동시에 혁신을 위한 각종 당내 기구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전문위원은 "이슈별로 세분화된 입장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이념적으로 고루하거나 맹목적으로 이념적인 정당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갑주 변호사는 "10년 평가위원회뿐만 아니라 10년 계획위원회를 설치하고, 정책 당대회를 매년 1회씩 정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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