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룰' 후폭풍… 전준위원장 사퇴에 친명계 집단 반발

입력
2022.07.05 20:30
친명계 "당원 투표권 제한, 전준위 안도 훼손"
강성 지지층 당사 앞 항의 집회에 항의 문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정청래, 박주민, 김병욱, 양이원영, 김남국, 김용민, 장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 룰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마련한 안을 비상대책위원회가 한나절 만에 뒤집자, 전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과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대위 결정에 집단으로 반발하는 모습이다.

비대위 '룰 뒤집기'에 집단 반발

논란은 전준위가 4일 회의를 거쳐 제시한 룰의 일부를 비대위가 채택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전준위는 전당대회 룰 의결사항 중 중앙위원회 위원급 투표로만 이뤄지던 예비경선에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기존대로 중앙위 투표로 예비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의결했다. 아울러 전준위가 정하지 않은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후보들을 지역별로 4개 권역(수도권, 영남, 강원·충청, 호남·제주)으로 나누고 최고위원 선거에서 주어지는 2표 중 1표를 자신이 속한 권역 후보에게 투표하자는 내용이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준위 논의가 형해화되는 상황에서 더는 생산적 논의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렵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비대위가 전준위 안을 뒤집는 과정에서 "사전교감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장경태 의원 등 의원 38명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가 당원권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 절차마저 훼손했다"며 "그나마 한걸음 나아간 전준위의 결정도 비대위가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비대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 당원 투표'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참여한 의원들은 주로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이다.

뿐만 아니라 '밭갈이 운동본부' 등 소위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은 여의도 당사 앞에서 항의 집회에 나섰고 비대위원들을 대상으로 항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전준위 회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비대위 결정, 친이재명계 견제용?

이번 논란은 단순한 룰 싸움이 아니라,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 간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최고위원 출마를 노리는 김남국, 양이원영, 이수진(서울 동작을) 등 '처럼회' 소속 강경파 의원들은 이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안에 대해 강성 지지층의 뜻에 따르는 강경한 입장을 주도하며 팬덤에 기대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현역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다수인 중앙위원만의 투표보다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한 룰을 선호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장경태 의원은 "중앙위원급 위원만으로 예비경선을 치른다는 결정은 당내 기득권 지키기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 결정에 따라 최고위원 2표 중 1표를 권역 후보에게 줄 경우에도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비대위 결정이 이른바 친명계 의원들의 지도부 진출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지 않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이 문제는 최종적으로 당무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만큼 당무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며 "내일(6일) 당무위에서 열린 마음으로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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