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인사는 없었다"… 대전시 고위직 무더기 대기발령

입력
2022.07.05 15:36
전임 시장 측근 등 2~3급 3명...후임자 없어
인사담당은 전격 교체...새판 짜기 수순 돌입
'전임자 지우기 VS 인적 쇄신' 배경 해석 분분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1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장우 대전시장이 취임 나흘 만에 3급 이상 고위직 3명을 포함한 사무관 이상 10명을 무더기로 대기발령했다. 사상 유례 없는 '폭탄 인사'에 대전시 공무원들은 잔뜩 긴장한 채 후속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시장은 4일 양승찬 시민안전실장(2급·이사관), 3급 부이사관인 박민범 정책기획관·지용환 자치분권국장 등 고위직 3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는 이 시장의 첫 인사이자, 1995년 민선 출범 이후 대전시에서 단행된 인사 가운데 특정 고위직이 무더기로 대기발령된 첫 사례다.

이 가운데 박 정책기획관은 허태정 전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허 전 시장이 유성구청장 시절 함께 근무했고, 민선7기에 시장 비서실장과 대변인(4급)을 거쳐 지난해 7월 3급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양 실장은 허 전 시장의 고교 후배로, 지난 1월 부임했다가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조직 내 이른 바 주요 보직으로 꼽히는 인사혁신담당관(문주연)과 자치분권과장(김호순), 운영지원과장(정태영) 등 4급 4명과 사무관 3명도 대기발령됐다. 인사혁신담당관은 승진·보직을, 자치분권과장은 의회·자치구·중앙부처·시민단체를 담당 업무를 아우르는 자리다. 운영지원과장은 시장 행사 참석과 의전, 총무 등을 맡은 핵심 부서장이다.

이 시장은 이 가운데 2~3급 고위직은 후임 인사를 내지 않았다. 나머지 4~5급 7명의 빈 자리는 다른 공무원으로 채웠다.

반면, 인사혁신담당관실은 4급부터 6급 실무자까지 3명을 교체해 '인사 새판짜기'를 위한 포석을 깔았다.

대전시청사 전경. 대전시 제공

'고위직 무더기 대기발령'이라는 전례 없는 인사가 이뤄지자, 대전시 안팎에선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이 시장이 "전임자(허 전 시장)의 색깔을 지우고, 자신의 시정 방침을 함께 할 인사를 중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것도 후임자를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징계성 인사로 읽혀질 수 있는 대기발령을 한 것은 명분이 없는 조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이 시장이 민선8기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초반부터 고강도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대전시정의 고삐를 바짝 조이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 시장은 인수위 시절부터 "일각에서 우려하는 특혜성 인사는 없을 것이다. 공직자는 '누구 시장 사람'이라고 불려선 안 된다"며 "시민들을 위한 성과를 내는 공직자를 최우선으로 중시할 것"이라고 탕평 인사를 강조해 왔다.

이 시장은 5일 첫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지연·학연과 사적 감정을 배제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풍토를 조성할 것”이라고 '일하는 조직'을 우선한 인사 방침을 거듭 밝혔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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