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넘보던 충남 최서단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입력
2022.07.05 15:00
항만법 시행령 개정, 안보·영해·선박피항 목적 활용
중국인 20억 매입 시도 뒤 외국인토지거래 허가지역

충남 최서단의 태안군 격렬비열도. 충남도 제공

중국 자본에 넘어갈 뻔했던 충남 최서단의 태안 격렬비열도가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됐다.

5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4일 ‘서해의 독도’로 불리는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돼 본격 시행됐다. 충남도가 중국인의 매입 시도 이후 영토수호 차원에서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을 위해 2017년 연구용역을 추진한 지 6년 만이다.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으로 ‘격렬비열도항’은 북격비도에 조성된다. 화물과 여객을 수송하는 다른 항만과 달리 국가 안보 및 영해 관리, 선박 피항을 주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인근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해양영토 분쟁을 원천 차단하고 해경·어업지도선 출동 거리를 단축해 중국 어선 불법조업 신속대응과 선박 안전 항행유도 등 효율적 영해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항만이 조성되면 경비함정 출동시간이 태안 안흥항 출동에 비해 2시간 단축된다.


등대가 있는 북격비도에서 바라본 서격비도. 충남도 제공

격렬비열도는 태안 안흥항 서쪽 약 55㎞ 거리에 동격비·서격비·북격비 3개 섬을 합해 부르는 명칭이다. 멀리서 보면 섬이 기러기들이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한때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무인도다. 등대 운영을 위해 북격비에 해양수산부 등대관리원 4명이 15일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어족자원이 풍부해 중국 어선이 떼로 몰려와 불법조업을 일삼는 곳이다. 섬 3곳 중 북격비를 제외한 동·서격비는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다.

2014년 중국인이 서격비를 통째 매입하려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서격비는 20억 원가량에 흥정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부가 격렬비열도를 외국인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중국 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공시지가는 세 섬 모두 1㎡당 892 원이다. 면적 12만8,903㎡의 서격비 공시가격은 1억1,500만 원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은 새 정부 국정과제인 ‘해양영토 수호 및 지속가능한 해양 관리’의 첫걸음”이라며 “해수부 항만기본계획 수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역관리와 해양연구·관광 활성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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