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여름캠프' 3년 만에 정상개최… 이재용은 불참

입력
2022.07.05 15:50
미 선 밸리 콘퍼런스 6일부터 개최
머스크·저커버그·쿡 등 대거 참석
이 부회장, 재판 일정 탓 못가는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슬라·구글·페이스북 등 대형 기술기업(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집합하는 미국 '선 밸리 콘퍼런스'가 6일(현지시간)부터 열린다.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로 불리는 이 콘퍼런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일정을 진행한다. 그러나 단골손님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재판 일정 등으로 인해 간만에 열린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 밸리 콘퍼런스가 뭐기에

선 밸리 콘퍼런스는 매년 7월 초 미국 아이다호주의 유명 휴양지 선 밸리에서 열리는 국제 비즈니스 회의다. 미국 투자회사 앨런앤컴퍼니(Allen & Company)가 1983년부터 열고 있는데, 초청받은 인사만 참석할 수 있다. 정보기술(IT)·미디어 업계 거물, 유력 정치인 등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들만 참석하는 회의라, 참석자 명단 자체가 매년 화젯거리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사교의 장이지만, CEO들이 친밀하게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빅테크들 사이의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M&A)과 관련한 물밑 협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초청 명단도 화려하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팀 쿡(애플), 피차 순다이(구글), 마크 저커버그(메타), 리드 헤이스팅스·테드 사란도스(넷플릭스) 등의 CEO가 이곳을 찾는다.

선 밸리 콘퍼런스 개막을 앞둔 4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 밸리의 프리드먼 메모리얼 공항 활주로에 콘퍼런스 참석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전세기들이 도착해 있다. 선 밸리=AFP 연합뉴스


'15년 단골'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

한국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선 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며 "(여기서) 애플, 페이스북 등 20~30개 고객사와 만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2014년 이 부회장은 이 곳에서 애플의 쿡 CEO와 만나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 중이던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애초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오랫동안 이 콘퍼런스에 불참한 만큼 올해만큼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으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사건 1심 등 거의 매주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백인 남성 위한 행사' 비판도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를 떨친 뒤 개최되는 첫 콘퍼런스지만, 최근 미국과 세계 경제 상황을 감안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40년 만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덮친 상황에서 경기가 회복 후 다시 침체기에 들어가는 더블딥 현상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폭발적 실적 성장세를 실현했던 빅테크 기업 상당수는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고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다양성이 실종된 이 행사 자체의 필요성을 두고 회의적 시각도 상당하다. 미국 잡지 버라이어티는 "이 엘리트 이벤트에 참석하는 CEO들은 대부분 백인 남성"이라며 "언론·연예계에서 차지하는 흑인들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흑인 사회는 (이 회의에서) 저평가되어 왔다"고 비판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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