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두 달...삼청동 '핫플' 뜨는데 통인시장은?

입력
2022.07.04 20:30
수정
2022.07.04 21:5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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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삼청동 특수에 상인들 함박웃음
서쪽 통인동은 반짝 특수 이후 폐업 고민 자영업자도
서울관광재단 "청와대-경복궁-통인시장 잇는 사업 추진"

5월 26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 입장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뉴시스

5월 26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 입장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뉴시스

“청와대 개방 전과 비교해 매출이 30%나 올랐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 주인)

"점심시간인데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청와대 관광 특수는 딴 세상 얘기라니까요."(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식당 주인)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74년 만에 청와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면서 주변 상권도 간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와 맞물려 근처 상인들은 모처럼 찾아온 '청와대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청와대 특수'도 지역에 따라 온도차가 크게 느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개방으로 방문객 25배 증가...지역경제 활성화 톡톡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개방 전 하루 1,600여 명 수준에 불과하던 청와대 방문객 수는 5월 10일 개방 이후 4만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런 효과는 지난 4월 코로나19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맞물려 상승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청와대 동쪽에 해당하는 삼청동 상인들은 매출 증가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청와대 춘추관쪽 길목에서 30년간 마트를 운영했다는 A씨는 “청와대 개방으로 손님들이 늘어 매출이 최근 갑자기 2배 가깝게 뛰었다”고 말했다. 한때 삼청동길 인기와 함께 증가했던 카페들도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움츠렸던 매출이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말이면 대형 카페뿐 아니라 유명세를 탄 카페들은 줄을 선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반면 청와대 서쪽 통인동은 다른 분위기다. 통인시장 안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개방 초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좀 늘었지만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다”며 “오히려 5월과 비교해 이달 매출이 10% 줄어 폐업을 고민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통인시장의 대표 먹거리 상품인 ‘도시락카페’ 월별 방문객 수는 4월 4,612명에서 5월 9,405명으로 뛰었다가, 한 달 만인 6월 다시 6,861명으로 줄었다.

청와대 인접 상권이 관광객 흡수...고부가가치 상품 개발로 수요 분산해야

같은 주변 지역이라도 수혜 효과에 차이가 나는 것은 급작스레 이뤄진 청와대 개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관광 수요에 대한 충분한 준비나 계획 없이 청와대가 개방됐기 때문에 주변 상권도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이런 상대적 박탈감은 통인동 상인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주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로 부상한 만큼 주변 지역에 대한 균형 있는 발전 계획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청와대 주변 지역 상권의 불균형을 알고 있다"면서 "청와대-경복궁-통인시장을 엮는 관광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 역시 “청와대 동서축을 잇는 해설 프로그램이나 관광 코스가 필요하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로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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