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 훔친 러 상선 튀르키예에 압류 요청

입력
2022.07.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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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4,500톤 실은 '지벡 졸리호'
30일 베르댠스크에서 튀르키예 카라수로 출발

지난달 14일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베르댠스크항에서 러시아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베르댠스크=AFP 연합뉴스

지난달 14일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베르댠스크항에서 러시아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베르댠스크=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자국에서 약탈한 곡물을 실은 러시아 상선을 압류해 달라고 튀르키예(터키)에 요청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지난달 30일 튀르키예에 우크라이나 남부 베르댠스크항에서 출발한 러시아 상선을 체포 및 억류해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해양청 보고에 따르면 이 상선은 7,146톤 규모의 '지벡 졸리호'로, 우크라이나에서 훔친 곡물 4,500톤 가량을 싣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튀르키예 법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 상선이 우크라이나 곡물을 불법 수출하기 위해 베르댠스크에서 튀르키예 카라수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선박에서 포렌식 검사를 위한 곡물을 확보하고 곡물의 출처에 대한 정보를 요구해달라"고 요청했다. 튀르키예 당국과 합동조사를 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날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즈지아 지역 행정관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화물선이 베르댠스크 항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이 지베크 졸리호라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훔친 곡물을 해외로 불법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 농업생산자조합(UAC)은 러시아가 강탈한 곡물 60만 톤을 중동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러시아 측 인사도 "첫 번째 수출 물량이 크림반도를 통해 중동 방향으로 나갔다"고 밝혀 무단 반출을 사실상 인정했다. 앞선 5월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약 3만 톤을 훔쳐 지중해 연안 각국에 수출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후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중단돼 전 세계는 식량 부족과 가격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 밀 수출량의 9%, 옥수수 16%, 해바라기씨유 42%를 공급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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