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500조 증발... '돌격 앞으로' 외치던 개미들의 수난 시대

입력
2022.07.04 09:00
['逆머니무브' 증시·코인 실태]
75조 원 웃돌던 예탁금 57조 원으로
코인 대금도 10분의 1로 쪼그라들어

1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1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수난 시대다. 반등 기미 없는 하락장에 대출 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증시를 주도했던 개미들은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 주식·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에 몰렸던 뭉칫돈 이탈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489조 원에 달한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한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증시를 짓누른 탓이다. 1일 장중 2,300선마저 내준 코스피는 지난해 7월 기록한 고점(3,305.21) 대비 30.2% 하락했다.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을 뜻하는 투자자 예탁금 규모도 크게 꺾였다. 지난달 30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57조3,6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1월만 해도 75조 원을 웃돌았지만, 점점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6월 들어 내내 60조 원을 밑도는 상태다.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 원대로 줄었다. 2020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지난해 9월 25조 원을 웃돈 이후 주가가 꺾이면서 줄곧 내림세다.

주식 거래대금도 확 줄었다. 6월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6조2,000억 원 수준으로, 코스피가 3,000선을 뚫었던 지난해 1월 일 평균 거래대금(약 42조1,200억 원)의 38.5% 수준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 3,000을 주도하던 개미들의 화력이 꺼진 게 사실"이라며 "손절(손해를 보며 매도)하더라도 일단 시장에서 발을 빼고 보자는 심리가 퍼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개인은 코스피에서 21조 원어치를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이 내던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11월 고점(국내 시세 기준 8,100만 원대) 대비 70% 가까이 하락한 2,500만 원선까지 떨어진 영향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4개 가상화폐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하루 거래대금은 5조 원이 채 안 된다. 지난해 5월 하루 40조 원을 웃돌며 주식 거래대금보다 많았지만, 1년여 사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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