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대' 박용진·강훈식 전대 출사표... 비전 경쟁·단일화로 '어대명' 넘는다

입력
2022.06.30 20: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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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대 '이재명 대 97세대' 구도로 재편
강병원·박용진 "단일화 가능성 열어둘 것"
97세대 간 비전 경쟁 통한 바람몰이 기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의원들의 당대표 출마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를 공식화했고 강훈식 의원은 다음 달 3일 출마를 선언한다. 전날 출사표를 던진 강병원 의원에다 박주민 의원도 조만간 등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새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 구도가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과 97세대 의원들의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길을 터준 가운데 '세대교체'라는 기치를 내세운 양강(강병원·강훈식), 양박(박용진·박주민)으로 상징되는 97세대가 어떤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당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당대회 '이재명 대 97세대' 구도로 재편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대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며 "계파의 곁불을 쬐지 않고, 악성 팬덤에 무릎 꿇지 않고 등 돌리지 않는 사람이 당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강·양박 중 남은 두 의원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강훈식 의원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강훈식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이 다음 달 3일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대표 선거에 나서라는)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늦어도 다음 달 4, 5일까지 가부를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등판 여부를 저울질하던 박 의원도 출마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다.

단일화도 관전포인트... 비전 경쟁부터 나설 듯

양강·양박의 잇단 출마선언에 이들의 단일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97세대가 현재 '1강(强) 후보'인 이 의원의 확실한 견제세력이 되기 위해선 단일화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탓이다. 박용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역동성을 만들기 위해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고, 강병원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관련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들이 출사표를 던진 직후부터 단일화를 위한 주판알을 튕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계파의 대표선수가 아닌 만큼 조직력이 취약한 97세대들이 차기 주자로 거듭나기 위해선 당원과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인 탓이다. 민주당이 대변해야 할 이들이 누구고, 이를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여 바람을 일으켜야만 97세대 주자 간 단일화도 단순한 합종연횡 이상의 의미를 가지면서 비(非)이재명계의 구심이 될 수 있다.

각양각색인 97세대... 유일한 교집합은 '세대교체'

변수도 남아 있다. 이들이 '세대교체'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각자 걸어온 길과 배경은 각양각색이다. 박용진 의원이 "97세대로 얘기되는 의원들과 가치와 비전도 많이 다르고, 이전에 당이 어떠한 선택을 할 때도 많이 달랐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훈식·박주민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이 의원을 적극 도왔고, 강병원 의원은 친문재인계다.

단일화 분수령은 전당대회 후보 예비경선이 될 전망이다. 최종 후보군이 결정된다면, '상수'인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단일화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당대회처럼 예비경선 통과자를 3명으로 할지 5명 정도로 확대할지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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