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호주 정상회담으로 나토 일정 돌입... '북핵·중국과 관계 설정' 논의

입력
2022.06.29 04:3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정상회담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에 대한 협조와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에 따른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참여국인 호주 정상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첫 공식 일정으로 마드리드 시내 한 호텔에서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호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윤 대통령은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신 것을 거듭 축하드리고, 취임을 축하드린다"며 "양국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앞으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호주 수교 61주년을 맞아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 의견을 같이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서재훈

특히 윤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에게 북한의 핵실험 도발 등에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버니지 총리는 북한에 대해 호주가 부과하고 있는 경제제재를 앞으로도 강력하고 엄격하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회담에 앞서 "두 정상은 북한 도발에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약속할 예정"이라며 "윤 대통령이 역내 평화 협력을 위해 양국이 앞으로 추가로 식별해야 할 협력 분야, 특히 인권과 노동 얘기를 꺼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는 쿼드 참여국인 호주는 그간 대중 강경 노선을 견지해왔다. 윤 대통령은 호주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호주의 지지를 당부했고, 앨버니지 총리는 "적절하게 고려하겠다"고 화답했다. 호주는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투표권은 없지만 인접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 측 설명이다.

양국은 또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기술 협력에 대한 공감대도 이뤘다. 윤 대통령은 특히 그린수소 분야에 강점을 가진 호주에 한국 기업이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했고, 첨단 산업소재, 희귀 광물의 공급망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한·나토 협력프로그램 체결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사정으로 인해 연기됐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나토와 이들 2개국, 터키간 협상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서 참모들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사전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면담이 성사될 경우 윤 대통령은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설에 대한민국 주(駐)나토 대표부 신설을 의제로 한 한·나토 간 정보 공유 및 군사 안보 공동 대응 기조를 재확인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나토 대표부가 신설되면 한·나토 간 정보 공유와 나토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군사안보 논의 현안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커진다"며 "나토를 매개로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방위산업·신흥기술·사이버·원자력발전 등을 교차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상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은 인·태 지역에서 어떠한 맞춤형 전략적 파트너십을 설계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의 인·태 전략과 유럽 파트너국들이 어떤 협력을 모색할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태 전략과 글로벌 안보·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마드리드 =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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