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산적' 尹정부, 출범 57일 만에 고위 당정대... 文·朴보다 늦어

입력
2022.06.28 16:0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국정 인식을 공유하고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위한 '고위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 회의'가 지연되고 있다. 지방선거와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 일정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내외 경제위기로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당정대의 현상 인식과 위기 대응이 느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초 오는 29일 개최하기로 했던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대 회의는 다음 달 6일 열기로 잠정 합의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출국하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면서 1주일 정도 연기된 것이다.

다음 달 6일 첫 회의가 성사될 경우, 윤 대통령 취임 이후 57일 만에 첫 고위 당정대 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26일, 박근혜 정부에선 33일 만에 첫 고위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 회의가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1개월 정도 늦은 셈이고, 이명박 정부(54일)보다도 늦은 수준이다.

특별한 민생 현안이 없었던 전임 정부들이 출범한 지 1달 전후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었던 것을 감안할 때, 현재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윤석열 정부에선 당정대 간 '원팀'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많다. 고위 당정대 회의는 각 파트의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여 국정 현안과 쟁점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현재까지는 정부와 여당이 각자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주 전인 지난 14일 "정부 출범 한 달이 넘도록 물가 대책 마련을 위한 고위 당정대 회의가 없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 간 협의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지난달 11일과 이달 15일 각각 추가경정예산과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회가 열렸고, 이달 8일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안보 상황 점검을 위한 대통령실까지 참여한 당정대협의회가 개최됐다. 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참석하지 않아 '고위급 회의'는 아니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12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노동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외정책에 있어서도 논의할 부분이 많다"고 고위 당정대 회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원활한 소통이 불가결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 엇박자만 부각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찬 회동을 했다는 보도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나, 이 대표는 "대통령과의 접견 일정을 외부 유출한 적이 없다"며 온도차를 보였다. 전날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환송 행사에도 '여당 투톱' 중 이 대표를 제외한 권성동 원내대표만 참석하는 등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 간 이상 기류는 지속되고 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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