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5㎝ 간격 점… 국내 첫 조류친화건축물 인증받았어요

입력
2022.06.23 18:00
동물권행동 카라, 경기 파주시 '더봄센터'
조류충돌방지협회 국내 1호 조류친화건축물

경기 파주시 동물권행동 카라의 더봄센터는 조류충돌을 피하기 위해 창에 높이 5㎝, 폭 5㎝ 간격으로 무늬를 넣은 필름(왼쪽)을 붙였다. 더봄센터는 ㈔조류충돌방지협회로부터 국내 1호 조류친화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카라 제공

국내에서만 건물 유리창이나 투명 방음벽 등에 충돌해 죽는 새가 연간 800만 마리에 달하는 가운데 첫 조류친화건축물이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22일 ㈔조류충돌방지협회로부터 국내 1호 조류친화건축물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류충돌방지 연구기관인 조류충돌방지협회는 건물 전체 면적의 80% 이상에 조류충돌 저감조치를 한 건축물을 조류친화건축물로 인증해준다.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류는 높이 5㎝, 폭 10㎝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다. 국립생태원 제공

경기 파주시 카라 더봄센터는 2020년 환경부의 '야생조류 투명창 충돌 저감 가이드라인'과 전문가의 조언들을 참고로 창에 높이 5㎝, 폭 5㎝ 간격으로 무늬를 넣은 필름을 붙였다. 이는 환경부 가이드라인보다 무늬가 더 촘촘한 것이다.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류가 높이 5㎝, 폭 10㎝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감안해 투명 소재의 시설물에 '5×10 규칙'을 적용한 무늬를 넣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수많은 새들이 건물에 부딪혀 희생되고 있는 가운데(왼쪽) 유리창에 무늬(패턴)를 적용함으로써 새들이 유리창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조류충돌방지협회에 따르면 창에 붙이는 무늬 간격이 좁을수록 더 작은 조류의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조류보호단체들은 창에 높이 5㎝, 폭 5㎝ 간격의 무늬 적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게 카라 측의 설명이다.

카라와 조류충돌방지협회는 조류친화건축물 인증식 개최 이후 파주시 법원읍 보광로 일대 도로 방음벽에 조류충돌방지 스티커를 부착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곳에선 40㎝ 높이의 방음벽이었지만 조류가 충돌한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현선 카라 활동가는 "아직 관공서나 동물 관련 시설에조차 조류충돌 저감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곳이 많다"며 "이달 10일 공표된 야생생물법 개정안에 따라 공공건물부터 조류충돌 저감 조치를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카라와 조류충돌방지협회는 조류친화건축물 인증식 개최 이후 파주시 법원읍 보광로 일대 도로 방음벽에 조류충돌방지 스티커를 부착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카라 제공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에는 건축물, 방음벽, 수로 등 인공 구조물로 인한 충돌·추락 등 야생동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인공 구조물을 설치·관리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환경부가 인공구조물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를 조사하고 피해가 심각하면 공공기관 등에 방지 조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근거도 마련됐다.

한편 조류충돌방지협회는 앞으로 조류친화건축물 인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관련 인증 및 조류충돌 저감조치 방법은 홈페이지(birds.or.kr)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