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북제재 진두지휘' 옐런 美 재무장관, 7월 중순 한국 온다

입력
2022.06.24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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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 경제수장이자 대북제재 총괄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 찾아
실무팀 미리 와서 조율할 정도로 공들여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대북제재 논의
추경호 부총리·박진 외교장관과 만날 듯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현안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현안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은 세계 안보에 중대한 위협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

3월 11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성명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두 가지 강렬한 이미지를 갖췄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낸 그는 자타 공인 미국 경제를 이끄는 수장으로 통한다. 또한 미 재무부가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를 발표할 때면 필요에 따라 전면에 직접 나서 힘을 실었다. 외교 소식통은 23일 "미 정부 내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보다 훨씬 권한이 세다"고 평가했다.

그런 옐런 장관이 다음 달 중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미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한국을 찾는 건 처음이다.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다 대북제재를 진두지휘 하는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 압박에 맞선 대응책과 고강도 대북제재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옐런 장관이 7월 아시아 순방 일정과 맞물려 한국에 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건 그의 방한에 앞서 재무부 대북제재 실무팀이 다음 주 한국을 찾아 사전 조율에 나선다는 점이다. 국가 정상급 인사가 아닌 정부부처 장관의 방한에 실무팀이 먼저 움직이는 건 이례적이다. 다른 소식통은 "한국과 대북제재를 놓고 한층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남은 상황인 만큼, 그의 방한은 그 자체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실제 미 재무장관은 북한의 해외 자금줄을 끊는 제재 권한이 있다. 유엔 대북 제재 이행조정관이 북한을 겨냥한 '저승사자'로 불리는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상급자인 옐런 장관은 북한의 입장에서 '염라대왕'쯤 되는 셈이다.

특히 올 3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인과 기업을 제재 대상에 추가할 당시 옐런 장관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명단을 발표했다. 북한을 좀 더 옥죄려는 제스처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은 최근 누차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독자제재를 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또는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이 빠져나갈 유엔 안보리 제재의 틈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자연히 옐런 장관과 박 장관의 회동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옐런 장관은 카운터파트라 할 수 있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만날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유·식량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물가가 폭등해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양국의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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