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나토 참석 계기 '포괄적 안보 구축'... 한미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입력
2022.06.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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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최초 나토 정상회담 참석
동맹국·파트너국에 '北 비핵화' 메시지
대통령실 "반중·반러시아 행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성산구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9,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참가국들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와 지지를 호소한다. 이 기간에는 '안보 협력'를 핵심 의제로 하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동맹 30개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참석한다. 나토가 동맹국 외에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 정상을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駐나토 대표부 신설... 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비핵화' 메시지를 발신한다. 김 안보실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참여국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에 강조해야 할 사안 중 하나가 북핵 문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참석에는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연대 강화 △포괄적 안보협력 구축 △신흥 안보에 대한 대응 모색이란 의미가 있다. 김 안보실장은 "나토 동맹국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인권 등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공유하는 전통 우방국"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국제정세 속에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항공우주, 첨단기술에 대한 위협에 대해 나토 동맹국들과 정보 공유, 공동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나토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 대한민국 대표부를 설치한다. 김 안보실장은 "브뤼셀에 주나토 대표부를 신설해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동맹국·파트너국의 네트워크 강화 등 우리 위상에 걸맞은 대유럽 플랫폼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5개 나토 파트너국 중 (한국을 포함해) 5개국만 대표부를 갖고 있지 않다"며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대표부 신설의 적절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北 비핵화 지지 호소 및 원전·반도체 협력 모색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원전·반도체·전기차 배터리·신재생 에너지·방위산업 등을 주제로 10여 개 국과 양자회담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담도 개최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문재인 정부 초인 2017년 9월 유엔총회 이후 4년 9개월 만의 3국 정상 간 대면이다. 지난 정부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미일 3국 공조가 복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공식적으로 오가고 있지 않다"면서도 "(일본과는 정상회의 기간 중) 3번 이상 마주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 정상회담에 나란히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약식회담(pull aside)을 갖거나 환담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3차례 이상 한일 정상 만남... 약식회담?

마침 이날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020년 3월 이후 중단된 김포(서울)-하네다(도쿄) 공항 간 정기편 운항을 29일부터 재개한다고 발표한 만큼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다만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총리가 국내 여론을 의식해 나토 정상회담 기간 한일 간 양자 회담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대통령실은 다만 한미일 및 나토와의 안보 협력 강화가 반(反)중국·반러시아 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쟁이 발생했고 평화와 자유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는 것을 반중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논리비약"이라고 반박했다.

김건희 여사, 배우자 프로그램 참석 가능성

김건희 여사도 윤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가급적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참가국 정상의 배우자들의 참석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김 여사가 동행할 경우 미국의 질 바이든 여사, 일본의 기시다 유코 여사와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

김현빈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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