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견제 논란' 차트 개편 후... BTS 빌보드 '핫100' 톱10 진입 불발

입력
2022.06.21 15:33
수정
2022.06.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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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프'는 앨범 차트 정상... '옛 투 컴'은 톱10서 제외
중복 다운로드 점수 반영 제외
차트 개편 후 첫 불발
"K팝 견제" vs "차트 정상화"

그룹 방탄소년단 새 앨범 '프루프' 이미지.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새 앨범 '프루프' 이미지.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옛 투 컴'이 미국 빌보드 주요 인기곡 차트인 '핫100' 의 톱10에 들지 못했다. 2020년 9월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발표하는 곡마다 모두 이 차트 정상에 올린 뒤 첫 톱10 진입 불발이다. 지난 1월 빌보드가 음원 다운로드 횟수 반영을 축소하며 집계 방식을 바꾼 여파로 풀이된다. 차트 개편의 불똥이 방탄소년단에 튀면서 미국 음악 시장의 K팝 견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빌보드가 20일(현지시각) 발표한 '핫100' 톱10을 보면 방탄소년단의 '옛 투 컴'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노래는 전날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새 앨범 '프루프'의 타이틀곡이다.

미국 빌보드가 20일 발표한 '핫100' 톱10 순위에 방탄소년단은 없다. 빌보드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미국 빌보드가 20일 발표한 '핫100' 톱10 순위에 방탄소년단은 없다. 빌보드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옛 투 컴'의 '톱10' 진입 실패는 차트 집계 방식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빌보드는 주 네 번까지 인정하던 음원 중복 다운로드 횟수를 1월부터 주 1회로 축소했다. 한 주에 같은 노래 음원을 네 번 다운로드를 해도 한 번 한 것으로 간주해 점수에 반영한다는 뜻이다. 음원 중복 다운로드 반영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방탄소년단이 '핫100'에서 예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국내 업계는 보고 있다. 차트 개편 전 방탄소년단은 '라이프 고스 온'(2020년 12월), '버터'(2021년 6월), '퍼미션 투 댄스'(2021년 7월), '마이 유니버스'(2021년 9월·콜드플레이와 합작) 등으로 잇따라 '핫100' 정상을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신곡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톱10' 진입 불발의 이유로 꼽힌다. 현지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홍보 활동을 하지 않으면 라디오 송출 즉 에어플레이 점수를 낮게 받을 수밖에 없다. 앨범 판매량을 중점적으로 보는 '빌보드 200'과 달리 '핫100'은 음원 스트리밍(재생), 다운로드, 유튜브 조회수,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합산해 순위가 매겨진다. 이 중 스트리밍과 라디오 송출 점수가 '핫100'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빌보드가 '핫100' 집계 방식을 바꾼 배경은 이렇다. 미국 음악 업계 관계자들은 K팝 아이돌그룹의 일부 음원 구매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뤄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팝 아이돌그룹의 두터운 팬덤이 음원을 단체로 다수 다운로드해 차트를 왜곡한다는 비판이었다. 팬덤의 음원 다운로드 소비를 비정상적으로 본 것이다. 빌보드는 현지 업계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핫100' 집계 방식을 바꿨다. 이를 두고 K팝 업계와 팬들은 미국 음악 시장의 'K팝 죽이기'란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방탄소년단의 신곡 '톱10' 진입 불발을 두고 국내 음악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팬덤도 음악 소비자"라며 "빌보드의 '핫100' 차트 변경은 K팝에 대한 견제의 의미가 컸고, 그 영향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라 말했다. 음악평론가인 김작가는 "차트로 음악 시장을 읽는 K팝 비팬덤도 소비자"라며 "(음원 다운로드 중복 반영 제외는) 차트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멜론·지니 등 국내 주요 6개 플랫폼의 음원 소비 데이터를 받아 순위를 내는 국내 가온차트는 중복 다운로드를 점수에 반영하지 않는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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