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기반 마련한 부천필..."새 악단 모델 만들고 싶어"

입력
2022.06.20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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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악단' 부천필 영광 다시
취임 1년 된 장윤성 상임지휘자
단원 소통하며 레퍼토리 확대 박차
21일 연주회, 세자르 프랑크로 채워

취임 1주년을 맞은 장윤성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는 이달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하는 세자르 프랑크의 교향곡 라단조에 대해 "학문적으로만 좋은 곡이 아니라 듣기도 정말 좋다"며 이번 공연을 기대했다. 배우한 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장윤성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는 이달 21일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하는 세자르 프랑크의 교향곡 라단조에 대해 "학문적으로만 좋은 곡이 아니라 듣기도 정말 좋다"며 이번 공연을 기대했다. 배우한 기자

"무엇을 어떻게 연주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악단의)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도 단원들, 그리고 부천시 관계자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1년 보냈습니다. 지금은 내년 전용홀 개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죠."

지난해 6월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던 장윤성(59) 서울대 교수는 지난 1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부천필은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등 국내 '3대 교향악단'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노사갈등 등을 겪으며 입지도 흔들렸다. 창원과 울산 등 여러 악단을 진두지휘한 베테랑의 합류는 그래서 안팎의 기대를 모았다. 내년 상반기 개관하는 부천아트센터는 1,445석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을 갖추고 있어 국내 첫 전용홀을 가진 교향악단으로서 재도약하는 기반도 마련된다.

3년 임기의 수장으로 마음이 급할 수 있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화음을 맞춰야 하는 단원들의 합심이 그 첫 단계다. 이를 위해 취임 직후부터 음악에 대한 자유로운 대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유럽 유수의 악단들처럼 자율성을 높여야 연주도 더 좋아질 수 있다"며 "국내에서 무게감이 있는 악단인 부천필이 하나의 모델이 된다면 파급 효과도 크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새롭고 모범적인 악단 모델을 만들고 싶은 것이 그가 부천필에 온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이제는 연주 경력을 쌓는 것보다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어요."

올해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장윤성 상임지휘자. 부천시립예술단 제공

올해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장윤성 상임지휘자. 부천시립예술단 제공

또 다른 목표인 레퍼토리 확대는 쇼스타코비치와 스크랴빈 곡을 연주한 올해 4월 교향악축제 무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장 상임지휘자는 말러·브루크너 전곡 연주의 영광에서 한발 더 나가야 부천필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맥락에서 이달 21일 열리는 정기연주회는 세자르 프랑크(1822~1890)의 곡으로만 기획됐다. 생전에는 작곡가로서 크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훗날 음악성이 재조명돼 프랑스 교향악의 황금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곡가다. 정 지휘자는 국내 연주 빈도가 적은 프랑스 음악을 소개하는 데 탄생 200주년을 맞은 프랑크가 적격이라고 봤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교향시 '프시케', 교향적 변주곡, 교향곡 라단조가 연주된다. 그는 "교향곡 라단조는 굉장히 논리적이기도 해 건축에 비유하면 구축력이 있는 곡"이라면서 "프랑크의 대표작이자 전체 교향곡 분야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장윤성호' 부천필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특히 9월에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헤르베르트 빌리가 한국을 모티프로 작곡한 관현악곡 'Dsong(정)'을 초연한다. 그는 "한국을 소재로 한 곡이고, 더군다나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려던 것을 우리가 먼저 무대에 올리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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