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표방하던 테슬라, ESG 지수 퇴출… "무소불위 머스크 탓"

입력
2022.05.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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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돌발행동, 이사회 감독이 느슨하다는 의미"
'반노조'의 대명사인 머스크, 노조 탄압 비판도
온실가스 배출량 등도 공개 안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모친과 함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2022 멧 갈라(Met Gala)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모친과 함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2022 멧 갈라(Met Gala)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지수에서 퇴출됐다. 친환경 에너지기업을 표방해온 테슬라의 S&P ESG 평가 지수 제외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독단적인 전횡과 이에 따른 기업 경영의 불투명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주가지수 제공업체인 S&P는 이날 S&P 500 ESG 지수에서 테슬라를 제외했다. 미국 증시 내 우량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한 S&P 500 ESG 지수는 기업의 환경과 사회적 책무, 지배구조 등에 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투자 전문가나 연구원 등에게 제공해 기업별 ESG 성과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 지표다.

테슬라의 S&P 500 ESG 지수 퇴출은 머스크의 기업가치 훼손 전횡 등을 방치시킨 이사회의 부적절한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머스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행보부터 부정적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 SNS인 트위터상에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한 지지 발언 이후 보유했던 비트코인 매도로 수익을 올리면서 도마에 올랐다. 이어 그해 5월에도 트위터에 성인물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컴로켓 암호화폐 지지 게시물을 올렸다가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뭇매까지 맞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결정을 돌연 유보하면서 위약금으로 10억 달러를 지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졌다. 미국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돌발행동은 최대주주인 머스크에 대한 테슬라 이사회의 감독이 느슨하다는 것을 말한다”며 “최근 몇 년간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했음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반(反)노조’ 행태도 걸림돌이다. 그는 지난 2018년 5월 트위터를 통해 "왜 노동조합비는 내면서 스톡옵션은 포기하는가"라는 글을 올려 노조를 결성한 직원의 스톡옵션을 회수할 수 있다고 위협했고, 노조 조직을 시도하던 직원에 대해 불법 해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전기차 전환 장기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업체 대표가 참석했지만 머스크는 초대받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친노조 정권'이라고 불릴 정도로 노조 기반의 지지층이 탄탄하다.

사회공헌 등에서도 미흡한 테슬라의 경영 방침 또한 회의적이다. 테슬라 자산이 급증한 동안 머스크의 자선활동 기부는 '제로(0)'에 가까웠다. 이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머스크를 ‘구두쇠(cheapskate)’에 빗대면서 “머스크의 기부활동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관심 가는 분야들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될 뿐”이라고 비꼬았다. 테슬라는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은 물론, 배출량 감축 목표 등에 대한 자료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S&P 500 ESG 지수의 북미 책임자인 마거릿 돈은 “동종업체와 비교해 테슬라의 기업 공시 부족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ESG 노력에 대한) 기업의 선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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