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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땐 '청년'만 찾더니... 2030 기초의원 후보 '겨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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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청년을 또다시 '패싱'했다.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기초의원 후보자 가운데 2030세대는 여야를 통틀어 10.5%뿐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는 '청년 정치 참여 확대'를 경쟁적으로 약속했지만, 어김없이 빈말로 끝난 것이다.
15일 한국일보가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연령을 분석한 결과, 전국 지역·비례 기초의원 후보 5,125명 중 18~39세는 539명에 불과했다. 비율로는 10.5%. 전체 인구 대비 18~39세의 비율(27.6%·지난달 행정안전부 집계)의 3분의 1 수준이다. 중·장년 세대의 전유물 격인 대통령·국회의원·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비해 기초의원은 그나마 진입 문턱이 낮지만, 청년들에겐 여전히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2030세대 중에서도 20대가 부딪히는 장벽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18~29세 기초의원 후보자는 125명으로, 전체 2.4%에 그쳤다. 특히 18세는 전국에서 2명뿐이었고, 19세는 딱 1명이었다. 여야가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지난해 말 지방선거 출마 기준을 25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실질적 지원이 없었던 탓에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정당들은 고루 낙제점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에 기초의원 후보 1,987명을 공천했으나, 18~39세 청년은 243명(12.2%)에 그쳤다. 이 중 30세 미만은 56명(2.8%)뿐이었다. 국민의힘은 1,980명 가운데 18~39세가 200명(10.1%)이었으며, 30세 미만은 41명(2.1%)이었다. 정의당은 132명 중 18~39세가 33명(25.0%)으로 거대 정당들에 비하면 청년 후보 비율이 높았으나, 진보 정당으로서 체면치레만 한 정도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청년 당원 기준은 각각 45세와 44세. 양당 청년 기초의원 후보 대다수는 40대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40~45세 후보가 213명으로, 18~45세 후보의 50%에 육박했다. 국민의힘의 40~44세 후보(108명)는 18~44세 후보의 35.1%를 차지했다. 40대 '중고 청년'으로 청년 후보를 채우는 것으로 '눈 가리고 아웅'을 한 것이다.
40대 청년을 '영끌'해도 청년 후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민주당의 18~45세 기초의원 후보는 456명으로, 전체 민주당 후보의 22.9%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의 18~44세 후보는 308명으로 전체 후보 중 15.6%에 그친다. 양당 기초의원 후보 대다수는 여전히 중·장년 몫이라는 뜻이다.
문제는 정치 입문 코스인 기초의원이 청년들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기초단체장 이상급 선거 공천 때 청년이 기근인 악순환을 끊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양당은 뻔한 핑계만을 찾고 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국회의원은 15일 "전남 등 청년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은 청년 후보 구인난에 시달렸다고 한다"며 "영남과 같은 험지의 경우 오랜 기간 지역에서 헌신한 사람을 등지고 정치 신인인 청년을 공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천 자격시험을 도입했던 국민의힘은 "연령 고려 없이 실력만 봤다"며 공천 결과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근본적 문제 해결엔 눈감고 있다. 양당 모두 지방선거가 닥쳐서야 '눈치보기식' 후보 모집에 나서다 보니, 기성 정치인에 비해 지역 기반이 부족한 청년들은 당내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한 20대 수도권 기초의원 후보는 "전략공천이 아닌 후보 경선은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청년에게 기회를 주긴 줬다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년 공천 30%'를 약속했던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 11일 목표 달성 실패를 인정하며 "솔직한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무엇으로 표를 달라고 해야 할지 민망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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