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전력이었다면…” KBL 대표 슈터로 진화한 인삼공사 전성현

입력
2022.05.13 05:00
22면

“100% 몸 상태로 임하지 못해 아쉬워”
정규리그 전 경기 출장, 3점슛 1위·득점 4위
챔프전, 상대 감독 인정 최고 공격수 두각
“FA보다 농구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
“어린 선수들에게 롤 모델 되도록 열심히 뛸 것”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이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슛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이 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슛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했다.”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30)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021-2022시즌을 치르며 KBL리그 대표 슈터로 진화했다. 우승팀 서울 SK 전희철 감독도 “전성현에게 득점은 줄 수밖에 없고, 파생되는 공격만이라도 막기를 원한다”고 할 만큼 거침없는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전성현은 12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디펜딩챔피언이지만 시즌 개막 전에 잘해야 6위라는 평가가 나왔다. 선수 일부가 빠졌다고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우승은 못 했지만 최선을 다한 시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100% 전력으로 패했으면 아쉬움이 덜했을 것이다.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니기에 너무 이기고 싶었다”며 “아픈 상태에서도 뛰는 저희를 팬들이 위로하며 '감동공사'라고 표현해줘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 6강, 4강 플레이오프(PO) 등 7경기를 정규리그 막판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 없이 뛰었다. 그러면서 나머지 주축 선수들도 과부하가 걸려 잔부상에 시달렸고, 체력소모까지 컸다. 전성현도 양쪽 발목 부상을 안고 포스트시즌 12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전성현은 “핑계를 대고 싶지 않아 부상을 알리지 않았다. 진통제를 먹고 출전했고, 농구를 하면서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고 고백했다.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이 지난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서울 SK의 수비를 뚫고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이 지난 1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서울 SK의 수비를 뚫고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전성현은 프로 9년 차인 올 시즌 KBL(한국농구연맹) 역대급 슈터 반열에 올랐다. 정규리그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3점슛 1위(평균 3.3개·39.3% 성공률)·득점 4위(15.4점·국내선수 기준)를 기록했다. 정규리그에선 9경기 연속 3점슛 4개 이상을 넣으며 이 부문 타이 기록을 세웠다.

'봄 농구'에서 전성현의 진가는 더욱 발휘됐다. 스펠맨, 변준형 등이 번갈아 부상으로 빠진 4강 PO에선 적장 서동철 KT 감독이 “전성현 막다가 끝났다”고 허탈해할 정도였다. 챔프전에서는 상대가 오재현 최원혁 이현석 등으로 바꿔가며 집중 수비를 했지만 경기당 4.4개의 3점슛을 넣으며 종전 기록(정인교 3.8개)을 갈아치웠다.

전성현은 프로 입단 전부터 두각을 보인 역대 간판 슈터들처럼 뛰어난 운동능력은 갖고 있지 않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슈팅능력을 극대화한 선수다. 팬들이 한국판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성현은 “고교 때도 왜소했고, 느렸고, 힘까지 없었지만 슛을 10개 쏘면 남들보다 1, 2개라도 더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보다 정확한 슛을 쏘기 위해 프로에 입단해서도 매일 실전처럼 연습했고, 상대에게 찍히지 않기 위한 타이밍 조절, 빠른 모션 등을 연구하며 반복했다”고 돌아봤다.

전성현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큰 욕심은 없다. 벌써 'FA 최대어'로 꼽히며 복수의 팀에서 영입 검토에 나섰지만, 그는 그보다 농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전성현은 “FA 계약을 조속히 마친 뒤 미국에 있는 농구 전문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 재활과 웨이트트레이닝, 볼 감각을 익히는 훈련으로 실력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NBA 커리가 농구 트렌드를 바꿨던 것처럼, 변화를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농구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롤 모델이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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