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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글도 없이 편안히 가셨다"… 김지하 시인 빈소 애도

입력
2022.05.09 15:49
수정
2022.05.09 22:4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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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학·출판계 애도 물결
"가족 손잡고 편안히 생 마감"

9일 강원 원주시 연세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김지하 시인의 빈소에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9일 강원 원주시 연세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김지하 시인의 빈소에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8일 향년 81세로 세상을 떠난 김지하(본명 김영일) 시인은 마지막 미소를 남긴 채 평온한 얼굴로 유족과 작별했다. 그의 빈소가 차려진 강원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는 9일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화를 보냈고, 최문순 강원지사와 박노해 시인을 비롯한 문학 및 출판계 인사들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과 오랜 시간 친분을 쌓은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과 손학규, 이재오 전 국회의원과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를 포함한 원주 지역사회 인사들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는 "시인이자 민주화에 역할을 한 고인이 떠나자 한 시대가 저물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민주화와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시인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졌다.

고인의 차남인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은 "함께 사는 가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보고 웃음을 보이신 뒤 평온하게 가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1주일 전 입원했을 때 며느리와 가족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많이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죽조차 넘기지 못한 그였지만 어느 때보다 편안한 모습이었다는 게 유족들의 얘기다. 고인은 10여 년 전부터 지병으로 투병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적(五賊)' '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쓴 저항시인이자 민주화운동가인 고인은 전날 오후 4시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발인은 11시 오전 9시. 장지는 부인 김영주씨가 묻힌 원주시 흥업면 선영이다. 대하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의 외동딸이자 원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영주씨는 1973년 김 시인과 결혼했으며, 2019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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