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결사곡3'] 조악한 결말이 남긴 의문…시즌4 꼭 필요할까

입력
2022.05.03 09:30
지난 1일 종영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하 '결사곡3')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TV조선 제공

지난 1일 종영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하 '결사곡3')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TV조선 제공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이라는 타이틀로 큰 주목을 받았던 '결혼작곡 이혼작사' 시리즈의 끝이 씁쓸하다. 드라마 홍보 측은 '무한 상상 결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그저 복선을 회수하지 못한 작품의 말로다.

지난 1일 종영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하 '결사곡3')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 송원(이민영)의 빙의가 끝난 부혜령(이가령)은 판사현(강신효)과의 갈등을 지속했다. 이를 본 판문호(김응수)는 부혜령이 신병에 걸린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사피영(박주미)은 출산을 앞두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서동마(부배)가 큰 사고를 당해 죽음이 암시됐다. 구천을 떠돌던 송원(이민영)은 저승사자를 만났고 느닷없이 서반(문성호)의 죽음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시은(전수경)은 임신을 확인해 가족들에게 축복을 받았다. 그나마 엔딩이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은 박해륜(전노민)이 다시 만난 남가빈(임혜영)에게 다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 당하는 장면이었다.

의미 없는 파격적 그림의 연속

과거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집필한 김순옥은 지나치게 개연성을 무너뜨리면서 이른바 '순옥적 허용'이라는 별명을 받았다. 작품 후반에 외모가 똑닮은 쌍둥이 역할로 다시 나온 박은석, 이지아 등이 보는 이들의 황당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결사곡3'의 임성한 작가도 만만치 않다. '피비'라는 필명으로 돌아왔는데 작품 소재만 봐도 임성한 작가 전작들이 수두룩하게 떠오른다. 빙의, 귀신, 심지어 저승사자까지 나왔으니 작품 첫 기획의도였던 불륜은 어디론가 흘러갔다. 지나치게 올드한 말투들도 시청자들의 헛웃음을 자아냈다. 당연히 지난 시즌에서 불륜남과 내연녀들이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을 맞이하리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시즌3에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건 김동미(이혜숙)의 정신병원 입원 뿐이다. 김동미의 탄수화물 살인은 워낙 황당무계한 탓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면서 '밈'처럼 소비되고 있다.

앞서 시즌들이 16부작으로 기획된 것과 달리 이번 시즌3은 14부작으로 기획됐다. 결말까지 말하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걸까. 머리에 피를 흘리는 부배가 벌떡 일어나서 저승사자들을 만나는 것이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이다. 작품의 주역 중 하나인 부혜령의 결말은 나오지도 않는다. 시즌4를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지배적이지만 수습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아서 열린 결말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극중 내연녀가 본처에게 의지하고 "언니, 언니" 하면서 따르는 장면도 현실적이지 못한데 또 다른 본처는 죽은 내연녀에게 빙의까지 당해 남의 아이를 키운다. 물론 이 본처에게는 임신을 할 수 없다는 큰 이유가 작용했다는 설정이지만 시부모에게 "아기집 기형이에요"라면서 말하는 대사는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장면처럼 느껴졌다.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 몰입감만 와해

캐릭터 설정이 괴랄하게 변화한 것도 몰입감을 떨어트렸다. 시즌1에서 부혜령은 진취적인 30대 여성을 대표했다. 시부모에게 할 말을 하고 자신의 기준에서 불합리한 것은 참지 않는 성격이 누군가에겐 불편했겠지만 젊은 여성들에겐 수요가 있었다. 이혼을 할 때마저 남편의 불륜을 기자회견에서 폭로하며 스스로 유리한 입장에 섰다. 다른 40, 50대 여성이 가슴 앓이를 하던 순간 유일한 사이다 장면이다.

그러나 시즌이 거듭될수록 부혜령은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괜찮은 조건의 남자를 꼬시는 것에만 몰입하는 캐릭터가 됐다. 권선징악은커녕 빙의를 당했다가 자신도 모르게 퇴마되는, 그저 파격을 위한 도구로만 쓰이게 됐다.

결국 이 드라마에 권선징악은 없는 듯 하다. 시즌1이 큰 관심을 받았던 건 부부들의 불륜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지켜보고자 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에서 파격적인 결혼 엔딩을 선보였던 게 이번 시즌에선 오히려 독이 됐다. 커플을 이어주기 위해 급급했고 정작 풀어야 하는 서사는 뒷전에 뒀다. 이는 시청률로도 증명된다. 지난 시즌2 최종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6.6%를 기록했다. 시즌3은 같은 기준 시청률 10.4%로 집계됐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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