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위 결론 뒤집나···‘고발사주 의혹’ 딜레마에 빠진 공수처

입력
2022.04.28 04:30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모습. 연합뉴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최종 처분을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장인 김진욱 공수처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이 워낙 컸던 사건이라,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어떤 처분을 내리든 논란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수처 기대와 달리 최근 불기소처분을 권고한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 결정도 김 처장으로서는 부담이다.

수사 정당성 위해 공소심의위 권고랑 다른 처분 내리나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르면 이번주 손 검사와 김 의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해 9월 두 사람을 입건한 뒤 7개월가량 끌어온 수사의 종지부를 찍게 되는 셈이다. 손 검사는 2020년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할 때 직원들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정보 수집을 지시하고, 이를 김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가 공소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여 두 사람을 불기소 처분할 경우, 공수처는 부실 수사를 자인하는 꼴이라 거센 비판이 예상된다. 공수처는 지난해 10~11월 세 차례에 걸쳐 손 검사에 대해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잇따라 기각되면서 이미 '무리한 수사'라는 질타를 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가 아마추어 수사기관이란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올인했기 때문"이라며 "아무 성과 없이 마무리할 경우 '보복 수사' '청부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연합뉴스


공소심의위 권고 부정해도 부담

공수처가 두 사람을 기소할 경우 공소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는 것이라 후폭풍은 감수해야 한다. 공소심의위 결론이 공수처의 최종 결정에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수처는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 대해선 공소심의위의 기소 권고를 받아들였다. 공수처는 당시 "검찰과 달리 공수처는 100% 법률가로 구성된 공소심의위원회의 전문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공수처가 공소심의위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특별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한 검찰 간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입건한 터라,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해석이 덧씌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공수처가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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