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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맞았다" "대선용이었나" 줄줄이 후퇴하는 부동산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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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에 방점을 찍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들이 시장 불안에 줄줄이 공약(空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집값이 들썩이자 일부 공약은 벌써 후퇴하거나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팎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집값 불안이 이어지면 내달 9일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6월 1일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인수위가 신중론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결국 표를 위한 선거용 공약이었나"하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7일 인수위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한다.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재건축 규제완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공약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재건축 호재로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이 급등 조짐을 보이자 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약만 믿고 있었던 1기 신도시 주민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정부도 믿기 어렵다" "표 얻어놓고 이제 와서 엎어치기" "어떻게 취임 전부터 이러는 거냐" 등의 글이 올라왔다.
주민 반발에 인수위는 곧바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은 전날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중장기 검토 과제라는 표현에 오해가 있어 정정한다"면서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조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게 인수위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의 방향 선회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간 한시적 배제 공약은 우선 1년 한시적 배제로 확정됐다. 시장에 매물을 늘리기 위한다는 취지이지만 집을 세놓은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2년이 아닌 1년이라 매도 시한이 촉박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 정밀안전진단 면제 공약은 아예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분위기다. 정밀안전진단 자체를 없애면 준공 30년 된 단지들이 무분별하게 재건축을 추진해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와 전셋값 급등을 야기한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신고제) 전면 재검토 공약은 법 개정이 필요해 '일부 보완'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로운 규제 방안은 만들기는 쉬워도 한번 만들어 놓으면 폐지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과도한 기대감에 의한 시장 불안 요인을 차단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정당의 단골 공약인 종합부동산세 폐지 역시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인수위에서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부세 폐지 이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지만 시장이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심리로 들썩이자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박근혜 정부 때도 종부세 폐지 방안이 검토됐지만 당시에는 부동산 침체기로 시장 활성화 대책보다는 하우스푸어 등 복지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추진 동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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