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임 확인한 김오수 총장... "이젠 국회 설득만 남아"

입력
2022.04.19 04:30
문재인 "총장 의견 중요... 임기 지켜달라"
고검장들 "총장 중심 국회 논의 적극 참여"
검찰 내부 "총장에게 다시 공 넘어와 기회"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 앞에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국면에서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오수 검찰총장 면담 뒤 김 총장의 사퇴가 없던 일이 됐다. 문 대통령이 김 총장에 대한 신임을 드러내며 검찰이 과거를 반성하는 태도로 국회를 설득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수사 공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약속했다. 전국 고검장 6명도 18일 긴급회의에서 "앞으로 총장을 중심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메시지에 가라앉은 고검장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후 5시부터 70분간 문 대통령과 '검수완박' 법안을 두고 이야기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법안에 대한 우려를 설명하면서 대안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김 총장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임기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이 검사들을 대표해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게 중요하다"며 "총장이 중심을 잡고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문 대통령 면담 후 대검찰청으로 돌아와 대검에 머물고 있던 전국 고검장들을 만나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고검장들은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많은 모순과 문제점이 있어 심각한 혼란과 국민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총장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하고 향후 국회에 출석해 검찰 의견을 적극 개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앞으로 총장을 중심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부터 대검에 모여 회의를 진행해온 고검장들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하기로 결정하고, 여러 경우의 수를 상정해 김 총장을 기다렸다. 오전까지만 해도 일괄 사퇴를 염두에 둘 정도로 격앙된 상태였지만, 문 대통령이 김 총장의 사퇴를 만류하고 국회 설득 필요성을 드러내면서 차분하게 대응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총장 통해 의견 개진할 기회 주어졌다"

김 총장이 서초동으로 돌아오자 검찰 내에서도 "여지가 생겼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민주당이 4월 중 법안 통과라는 목표를 세워두고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검찰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어제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검찰 의견은 전혀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적어도 의견 개진 기회는 생긴 거 같다"고 안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김 총장에게 수사 공정성 확보 방안을 주문하는 등 공을 넘긴 상황이라, 검찰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측면도 생겼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국회의 검수완박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설득 주체는 김 총장과 검찰"이라며 "국회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검수완박'을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선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검사회의 주목… 총장 법사위 출석도 재추진?

검찰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대응 전략을 두고는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문 대통령이 "질서 있는 의견 개진"을 언급한 만큼, 검찰도 감정적 표현을 자제하고 정제된 주장을 내놓을 필요가 생겼다.

19일 열리는 전국평검사회의는 이처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주최 측도 "검수완박에 반대한다"고 성토하는 수준을 넘어, 검찰의 과오를 짚어보고 국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오수 총장의 국회 법사위 출석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대검 차원에서도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서겠지만, 결국 김 총장이 조직을 대표해 의원들을 상대해야 진정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검찰 간부는 "지금 국회를 설득하지 못하면 형사사법제도가 엄청나게 퇴보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총장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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