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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朴 회동, '사저 정치' 명분 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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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과 50분가량 만난 윤 당선인은 기자들에게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제 미안한 마음을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달라는 윤 당선인의 요청에 대해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대답했다. 국정농단 수사 등 악연으로 얽혔던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이 처음 대면한 자리였다.
“두 분의 대화는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유영하 변호사의 전언대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인 모습이다. “면목없다. 늘 죄송했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한다.
국민통합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이뤄진 상황에서 윤 당선인으로서도 과거의 앙금을 털어 낼 필요가 있겠지만 이날의 만남이 사면 취지에 부합하는 국민적 화해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아 이미 정치 관여 논란이 불거진 마당이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명예회복이나 측근 세력의 부활을 위해 ‘사저 정치’를 본격화하면 국민통합은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의 이날 방문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과 보수층 일각을 달래는 성격이 짙어 보인다. “죄송하다”는 윤 당선인의 발언이 국정농단 수사에 대한 것이라면 자기부정에 다름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는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한 제스처로, 기껏해야 반쪽짜리 통합에 그칠 뿐이다. 진정한 화해를 위해선 박 전 대통령이 정치와 선을 긋고 과거의 과오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 조건 없이 윤 당선인이 섣불리 박 전 대통령 명예회복에 나서면 국민적 갈등의 불씨를 새로 지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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