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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에, 영업시간도 연장"…달라지는 은행 점포들

입력
2022.03.29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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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리은행, '은행권 1호 공동점포' 예정
KB국민, 영업시간 2시간 확대… '9 to 6' 도입
점포 영업 수익성 개선 실험들 지속될 듯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 제공

#금융권에서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다. ‘공동점포’를 만들기로 한 하나·우리은행 얘기다. 공동점포가 설립되면 국내 첫 사례가 된다. 두 은행이 하나의 점포를 운영할 경우 은행은 운영비를 줄일 수 있고,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고객은 대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오히려 점포 영업시간을 2시간이나 연장한 은행도 있다. KB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소규모로 운영하던 ‘9 to 6’ 점포를 올해부터는 전국 72곳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고유의 강점인 ‘대면 영업’을 강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서로 다른 두 은행이 한 지붕 아래 뭉치는 등 시중은행 점포 영업에 새로운 변화가 도입되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점포 영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은행들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우리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 경기 용인 신봉동에 '은행권 1호 공동점포’를 열기로 했다. 두 은행은 모두 지난해 신봉동지점을 폐쇄했는데, 공동점포 형식으로 점포를 다시 부활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KB국민·신한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 중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를 개점할 예정이다.

경쟁이 심한 은행권에 공동점포가 탄생한 이유는 은행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점포 운영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통상 하나의 점포를 운영하려면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수도권의 경우 임대료·각종 운영비 등으로 한 해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동점포를 운영하는 두 은행은 운영비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신한은행 폐점에 따른 피해 해결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노원구 월계동 지점 통폐합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신한은행 폐점에 따른 피해 해결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노원구 월계동 지점 통폐합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점포를 쉽게 폐쇄하기 어려운 환경도 공동점포 탄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은행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지역 점포를 줄이려고 하지만,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해 점포 폐쇄에 부정적이다. 지난해 없어진 시중은행 4곳의 점포 수가 224개에 달하는 등 은행 점포 폐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당국이 염려하는 부분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서울 노원구 월계동지점을 폐쇄하고 디지털 점포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주민과 정치권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KB국민은행의 점포 운영시간 연장도 역설적으로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어차피 대면 영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차별화된 서비스로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수익 극대화'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동점포든 '9 to 6' 점포든, 결국엔 대면 영업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책들"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 금융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점포 혁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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