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되는 온라인 동물학대 문제 공감… 법 개정은 더 고민해야

입력
2022.03.18 11:00
'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단체 회원들이 14일 서울시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 채로 고양이를 불태우고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동물학대범에 대해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고양이 학대영상 방치하는 커뮤니티 운영자도 책임지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11일)한 애니청원에 포털사이트와 한국일보닷컴을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770여 명에 달했습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하는 청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해 주셨는데요. 이 개정안에는 성 착취 영상처럼 동물학대 영상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유통방지 책임자를 지정해 관리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대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김미정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 디지털유해정보대응과 팀장, 주현경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고양이 학대영상을 올린 게시자를 경찰에 고발한 동물권행동 카라의 최민경 정책팀장에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과 온라인 동물학대 게시 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묻고 답해드립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고양이를 산 채로 불태우며 잔혹하게 학대한 성명불상의 글 게시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카라 제공

-이원욱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많은 이가 이용하고 그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자에게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라인 동물학대 영상물 폐해와 이를 막기 위한 방안 마련 필요성에 공감합니다.

다만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가운데 고민이 필요한 부분은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유통방지 책임자를 두고 관리하도록 되어 있는 성 착취물 영상 촬영자 또는 게시자 등의 처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유통방지 책임자 미지정 시 엄한 처벌을 하는 것은 성 착취물 영상에 대한 중대한 처벌을 기반으로 합니다.

반면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영상 게시자는 벌금 300만 원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처벌 수위가 크게 차이 납니다. 이렇게 되면 영상을 올린 게시자보다 관리를 하지 못한 사람에 대한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김미정 방통위 팀장)

"동물학대행위 촬영물 역시 유통을 강력하게 금지할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법 개정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정보통신망법뿐만 아니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도 뒤따라야 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유통방지 책임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 업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 5항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성 착취물,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에 대해 삭제, 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동물학대 영상도 추가될 필요가 있습니다." (주현경 충남대 교수)

지난해 7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새끼 고양이의 모습. 이 게시자는 해당 고양이를 학대하는 영상을 놀이처럼 중계해 올렸다. 결국 한 마리는 사망했고 나머지 한 마리의 행방은 알 수 없는 상태다. 카라 제공

-정보통신망법 개정 이외 커뮤니티 운영자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요.

"방송과 통신 콘텐츠의 공정성, 폭력성 등을 심의하는 민간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동물학대 영상에 대한 심의 강화를 요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용자 신고를 접수한 방심위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조치하도록 하는 구조인데요.

디지털 성폭력 범죄인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성 착취 콘텐츠에 대해선 예산과 인원이 늘면서 빠르게 조치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 영상 역시 폐해가 크기 때문에 사회적 요구가 있다면 역시 빠르게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겁니다." (김미정 방통위 팀장)

"동물보호법에도 동물학대와 동물학대 영상 게시에 대한 각각의 처벌 조항이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영상을 방치하는 커뮤니티 운영자에 대한 처벌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영상물 유통방지를 위한 책임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이 기본법에 가깝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에 포함시키는 게 정합성이 있어 보입니다." (주현경 충남대 교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들과 카라 활동가들이 동물권 교육 지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카라 제공

-온라인 동물학대 게시 범죄를 줄이기 위해선 어떤 방안이 필요한가요.

"동물학대 영상을 게시할 때 실제로 게시자가 학대하면서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온라인상 동물학대 범죄영상을 방치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고려하면 동물학대 온라인 게시자에 대한 처벌 수준(현행 벌금 300만 원)을 높여야 합니다.

또 온라인 동물학대 게시자 가운데 청소년도 상당수 있는 만큼 동물학대 방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이에 대해 교육청과 논의하려고 합니다." (최민경 카라 팀장)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애니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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