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협력 막아라” 러우전쟁 변수 떠오른 中 견제... 총력전 나선 美

입력
2022.03.14 22:00
수정
2022.03.14 23:3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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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언론 "러, 中에 군사 경제 지원 요청"
설리번 "中, 러 지원하면 대가 치를 것" 경고
14일 로마 미중 고위급 회동...전쟁 분수령

제이크 설리번(맨 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맨 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해 10월 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다. CCTV 캡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중국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경제 제재와 전선 교착으로 고전하는 러시아가 중국 뒷문을 열어 전쟁을 유리하게 끌어가려 하자 미국이 이를 막아서는 형국이다.

중국은 일단 러시아 지원 요청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미국은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중국에 견제 메시지를 던지고 14일(현지시간) 미중 고위급 회동에서 직접 담판을 벌이는 등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세계 전략 운용상 현시점에서 중러의 실질적인 연대는 미국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3일 미국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와 기타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FT는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준비를 한다는 징후가 있고 미국이 이 사실을 동맹국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은 러시아가 중국에 드론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도 “러시아가 미국, 유럽, 아시아 국가의 광범위한 제재로 인한 자국 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에 추가 경제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3주째로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의 일부 무기가 고갈되는 징후가 나타났다는 게 미국 측의 분석이다. 러시아군은 800기 이상의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주요 시설에 쏘아댔다. 그 바람에 첨단 무기 재고가 부족해진 것이다.

또 6,400억 달러(약 770조 원)에 달하는 러시아 외환보유액 중 4,000억 달러 이상이 서방 금융제재로 묶이면서 러시아 국내에 보유 중인 외화는 12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가 중국 채권 840억 달러를 융통해 급한 불을 끄고자 하지만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이를 견제 중이다.

러시아군 탱크가 11일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에 포격을 가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직간접 압박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중국이 도울 경우 반드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중국 측에 직접 비공개로 (미국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CNN 등 방송에 출연해서는 “미국 정부는 중국이 러시아에 경제 또는 물리적 지원을 어느 정도 제공했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중국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도 이날 미 폭스뉴스에 출연해 “(침공 후 제재를 받은 러시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중국이 매우 주의 깊게 보기를 희망한다”고 경고했다. 경제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30년 경제 발전이 허물어지는 것을 보면서 중국이 대만 점령 시도와 러시아 지원을 멈춰야 한다는 강한 압박이었다.

하지만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지원 요청 보도를 두고 “나는 이에 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을 겨냥한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등 속셈이 매우 사악하다"고 일축했다.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중국은 이번 전쟁에서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침공’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고 러시아 제재와 유엔 특별총회 규탄 결의안 등에 모두 반대한 게 대표적이다. 다만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ㆍ경제 지원을 할 경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도 함께 제재하는 방식)’ 철퇴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결국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뤄진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회동이 미중러 삼각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외교안보참모 간 회담인 만큼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외교안보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도 러시아 지원 차단을 위해 중국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처음으로 '전쟁'이란 표현을 사용한 점 등을 근거로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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