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승부 가른 서울 표심이 보여주는 것...양극화 해소가 최우선"

입력
2022.03.11 11:00
수정
2022.03.11 13:54
구독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갈라치기' 이준석 책임론에 "공 더 크다"며 두둔
여가부 폐지 신중...광화문 집무실? "시급하지 않아"
경제 격차에 갈린 서울 표심..."제1과제 양극화 해소"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이준석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걸어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이준석 대표와 오찬 회동을 마친 뒤 걸어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다소 갈라치기(를 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비난이란 것은 묵살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선거대책위원회 내홍 사태로 국민의힘과 결별했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대선 이후 불거지고 있는 '이준석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이준석 대표를 감쌌다.

강고한 정권교체 여론에도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과 노골적인 2030 남성 구애 등 이른바 갈라치기 전략 때문이라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국민의힘에서도 고개를 드는 상황.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의 공이 크다"며 역성을 들었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정치적 인연을 맺은 뒤 서로의 우군을 자처하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과의 갈등에서도 두 사람은 보조를 맞췄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공로가 더 크다"고 이 대표를 감쌌다. 일부에서 이 대표 사퇴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현실론'을 들어 방어했다. 당장 3개월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사퇴론은 크게 부각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젠더 갈등 구조 촉진 가능성... 신중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현실화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정부서울청사 내 여가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여가부는 20여 년 만에 부처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현실화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정부서울청사 내 여가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2001년 여성부로 출범한 여가부는 20여 년 만에 부처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뉴스1

다만 젠더 갈라치기 혐의를 받는 대표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선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젠더 갈등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경계하면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만 봐도, 젠더갈등 문제가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놓지 않았느냐. 이대남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이대녀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런 갈등 구조를 갖고 있는데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겠다 할 것 같으면 갈등 구조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에도 여가부 폐지를 추진하다가 무산된 사례를 덧붙이기도 했다.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청와대 초슬림화 추진 입장을 밝힌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시급한 상황이 많다. 현재로서 1차적 과제가 아니다"고 했다.


"강남 강북 갈라진 서울 표심... 양극화 해소가 국민통합 지름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이 최우선 역점을 둬야 할 과제로 꼽은 건 양극화 해소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의 표심이 이번 대선을 결정했다"면서 경제적 격차에 따라 갈라진 서울 표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남과 강북(으로 지지층이 나눠졌고) 강북에서도 옛날 사대문 안 유권자들은 윤 당선자에게 표를 갖다준 반면 나머지 변두리 쪽에 있는 도봉 노원 강북 은평 등은 이재명 전 민주당 후보한테 표가 많이 갔다"며 "우리나라에 소득분배에 있어서 격차가 얼마만큼 있다는 것,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걸 확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MF 사태 이후부터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가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사태를 겪으면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는데 이것을 어떻게 좁혀나가느냐 하는 것이 국민통합의 가장 선결 과제"라며 "윤석열 당선인이 선거 기간 '약자와 동행하겠다'고 항상 말했는데 실질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데 그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강윤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