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순환경제…GS칼텍스가 설계하는 미래

입력
2022.03.06 15:00
수정
2022.03.06 19:3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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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전남 여수시의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에 활용하는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다. GS칼텍스 제공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전남 여수시의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에 활용하는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다. GS칼텍스 제공

폐플라스틱이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거치면 새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는 재생 원료 열분해유로 변환된다. 이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면 자원 재활용 및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에 활용하는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첫 단계로 열분해유 약 50톤을 여수공장의 고도화시설에 투입했다. 국내에서 최초의 시도다. GS칼텍스는 실증사업을 마친 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연 5만 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시설 투자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나아가 100만 톤까지 생산설비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6일 "열분해유 설비를 자원순환 및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을 위한 핵심 수단의 하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활유도 원료부터 용기까지 '친환경'

전 세계가 직면한 환경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GS칼텍스는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달 16일 출시한 자동차용 엔진오일 '킥스 바이오원(Kixx BIO1)'도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킥스 바이오원은 국내 윤활유 브랜드 중 최초로 원료에서부터 제품 용기까지 친환경 가치를 구현했다.

GS칼텍스는 미국의 바이오연료 개발 기업 노비(Novvi)사와 손잡고 코코넛, 콩, 유채씨 등 100% 재생 가능한 식물 원료로 만든 윤활기유를 사용했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다. 또한 엔진오일 용기는 사용 뒤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했다.

식물성 원료 윤활기유로 만든 친환경 엔진오일 Kixx BIO1. GS칼텍스 제공

식물성 원료 윤활기유로 만든 친환경 엔진오일 Kixx BIO1. GS칼텍스 제공

킥스 바이오원의 윤활기유는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 중립에서 더 나아가 '탄소 네거티브'에 도달했다.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이 마이너스라는 얘기다. 노비사에 따르면 윤활기유 1㎏ 생산에 필요한 식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흡수되는 이산화탄소는 3.12㎏인데 윤활기유 생산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61㎏이다. 즉 윤활기유 1㎏을 만들면 이산화탄소 0.51㎏이 감축된다.

킥스 바이오원은 연비 개선과 엔진 보호 등 주요 성능이 국제 기준을 상회해 미국석유협회(API)와 국제윤활유표준화및승인위원회(ILSAC) 최신 규격을 각각 획득했다. 미국 농무부의 바이오 제품 인증도 받아 친환경성까지 입증했다. GS칼텍스는 앞으로 식물 원료 윤활기유를 최대 100%에서 최소 25%까지 사용해 다양한 점도 규격의 윤활유를 출시할 계획이다.

매립·소각 폐플라스틱을 친환경 복합수지로

플라스틱은 500년이 흘러도 썩지 않는데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한 플라스틱은 83억 톤 이상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재활용이 된 플라스틱은 고작 9% 정도다. GS칼텍스는 2010년부터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며 폐플라스틱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단순히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넘어 다양한 물성의 재료를 혼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에도 일찌감치 관심을 쏟았다.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생산하는 친환경 복합수지는 그 결과물이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생산한 다양한 색상의 친환경 복합수지. GS칼텍스 제공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생산한 다양한 색상의 친환경 복합수지.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가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드는 친환경 복합수지는 전체 복합수지 생산량의 10%를 돌파했다. 기능성 플라스틱인 친환경 복합수지는 기존 복합수지와 동일하게 자동차 내∙외장재는 물론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소재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을 소각이나 매립하지 않고 친환경 복합수지로 재활용해 감축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연간 6만1,000톤 정도로 추산한다. 소나무 93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외에도 GS칼텍스는 원료 조달부터 생산, 판매, 소비, 재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Value Chain) 전 과정에서 순환경제와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공급망 전체 ESG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

GS칼텍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ESG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운영한 CSR위원회를 지난해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ESG 경영 실현을 위해 협력사들이 스스로 ESG 항목을 점검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2019년에는 협력사 맞춤형 ESG 자가점검 모델도 개발했다. 필요할 경우 전문기관과 연계한 ESG 컨설팅도 협력사에 제공한다. 상생 경영의 범위를 ESG로 확대한 셈이다.

GS칼텍스와 협력사 직원이 함께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와 협력사 직원이 함께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는 윤리경영을 위한 기틀도 탄탄하게 닦았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GS칼텍스 윤리규범'을 '기업행동규범'으로 개정해 임직원들이 업무 중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준법) 담당 부서를 신설해 반독점 컴플라이언스 책임자(ACO)도 선임했다. 업무 관련 법령, 회사의 각종 정책 및 규정 등이 준수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위반 여부를 점검·조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윤리경영 노력은 지난해 말 영국표준협회(BSI)의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 인증(ISO 37301)으로 이어졌다. 국내 에너지 업계 최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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