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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한 장에 3만원 중고거래…돌아온 포켓몬빵 '구매 대란'

입력
2022.03.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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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 '추억'으로, 20대 '수집 재미'로 구매
편의점, 점포 발주량 제한·제품 라인업 확대
20대 중심으로 당근마켓 '중고거래'도 활발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이 일주일 만에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포켓몬빵. 뉴스1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이 일주일 만에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포켓몬빵. 뉴스1

지난달 24일 SPC삼립이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구매대란'이 벌어졌다. 편의점 앞에서 포켓몬빵 입고를 기다리는 '오픈런'이나, 입고되면 연락 달라며 구매를 예약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포켓몬빵에 들어있는 캐릭터 스티커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한 사재기가 품귀 현상을 부르자 편의점들은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섰다.

불티나는 포켓몬빵…편의점, 발주량 제한

재출시된 포켓몬빵 7종. 가격은 90년대보다 세 배 뛴 1,500원이다. SPC삼립 제공

재출시된 포켓몬빵 7종. 가격은 90년대보다 세 배 뛴 1,500원이다. SPC삼립 제공

3일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재출시 1주일 만에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다. 이전 신제품들의 1주일 평균 판매량보다 6배나 많다. 1998년 처음 출시된 포켓몬빵은 어린이를 중심으로 월평균 500만 개가 팔린 히트작이다. 지금은 성인이 된 소비자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당시보다 3배 비싼 가격(1,500원)에 구입하고 있다.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에서는 포켓몬빵이 단숨에 양산빵 매출 1위로 부상했다. 편의점 CU의 경우 포켓몬빵 매출이 다른 양산빵보다 4배 많은데, 포켓몬빵 재출시 이후 양산빵 전체 매출이 37.3% 늘었다. 이마트24도 포켓몬빵이 양산빵 전체 매출을 34% 끌어올렸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티몬에서는 지난 1일 하루 만에 6만 개 전량이 모두 팔렸다. 구매자 수는 6,000여 명이라 1인당 평균 10개씩 주문한 셈이다. 예상보다 뜨거운 인기에 SPC삼립은 5월 중 새로운 포켓몬빵을 출시하기로 했다.

포켓몬빵의 뜨거운 인기에는 3040세대뿐 아니라 구매 경험이 없는 20대도 한몫을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3040세대는 추억을 떠올리며 구매하지만, 20대는 스티커를 수집하는 재미로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며 "대부분 점포 입고 동시에 품절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초도 물량이 완판되고 공급량이 부족해지면서 몇몇 편의점은 발주량을 제한했다. CU는 포켓몬빵 종류를 지난 2일부터 2종에서 4종으로 늘리고, 이번 주부터 하루 한 점포당 종류별로 2개씩, 총 8개를 발주했다. 현재 3종을 판매 중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다음 주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GS25는 뒤늦게 판매에 뛰어들어 5종에 대해 한 점포당 종류별로 2개씩만 발주하도록 했다.

당근마켓에도 등장…빵은 '무료나눔'·스티커는 '3만원'

당근마켓에 올라온 포켓몬빵 관련 거래글. 스티커는 하나당 3만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지만, 스티커를 빼고 남은 빵은 무료나눔이나 저렴한 가격에 일괄 처분하고 있다. 당근마켓 화면 캡처

당근마켓에 올라온 포켓몬빵 관련 거래글. 스티커는 하나당 3만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지만, 스티커를 빼고 남은 빵은 무료나눔이나 저렴한 가격에 일괄 처분하고 있다. 당근마켓 화면 캡처

인기가 오르면서 90년대 판매 당시의 상황이 재현되기도 한다. 스티커를 고르느라 빵을 짓눌러보고 훼손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것.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편의점 점주가 '빵을 꼬집고 뒤집어보지 말고 구매해달라'고 쓴 호소문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스티커만 갖고 빵 여러 개를 저렴한 가격에 일괄 판매하거나, 무료 나눔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반면 스티커는 웃돈을 얹어가며 거래 중인데, 희귀한 캐릭터는 한 장에 무려 3만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서울의 한 편의점 점주는 "중고거래를 할 것도 없이, 점포 안에서 빵을 구매하자마자 우연히 만난 다른 구매자와 스티커를 교환하는 20대도 있더라"고 과열된 분위기를 전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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