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는 왜 선악을 함께 만들었을까

입력
2022.02.23 20:00
25면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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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 하나님의 권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지혜는, 창조된 모든 것은 반드시 상대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이 있고, 선한 것이 있으면 악한 것이 있으며, 믿는 사람이 있으면 불신자가 있고, 유용한 것이 있으면 우리의 삶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는 해로운 것도 있다. 무엇 때문에 모든 것을 이렇게 상대적으로 창조하였을까? 꾸란에는 이러한 모든 것이 인간들을 시험하기 위함이라 가르친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 선을 권장하고 악을 멀리하여 기쁨과 성공을 누리도록 유도한다.

(오 무함마드) 말하라, 사악함이 증대하여 그대를 기쁘게 할지라도 선과 악은 절대 같을 수 없느니라.

꾸란 05:100

이와 같이 어떤 경우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같을 수는 없는데 그 이유는 좋은 것은 항상 유용하고 선하게 인간들을 유도하지만 나쁜 것은 그 외형이 아무리 화려하고 매혹적이라고 해도 그 사악한 본질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악함'은 악한 의도, 악한 말과 악한 행동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소유한 재산과 매일같이 먹고 마시는 음식과 음료, 의식주 전반에 다 적용된다.

그래서 이슬람은 사람들에게 항상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을 권하며 깨끗하고 허용된 음식만을 먹으며 건전한 경제 활동을 통해서 선한 삶을 유지하도록 가르친다. 이러한 삶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으로 인도될 수 있는 유익한 삶이며 천국으로 인도될 수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베푸는 자선행위도 마찬가지이다. 정당한 경제 활동을 통해서 증식된 건전한 재산으로 행하는 자선 행위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선행으로 받아들여 주시며 그 가치가 고귀하게 남는다. 그러나 부정하고 비 도덕적인 행위로 만들어진 재산으로 행하는 자선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을 강조하여 선지자 무함마드는 '청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행하는 예배는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부정하게 모은 재산으로 행하는 자선은 자선이 아니라'고 말했다. (Hadith Sahih)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마시는 모든 음식물은 우리의 내면인 마음과 외적인 행동들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그것은 또한 인격 형성에 그대로 반영될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이슬람은 먹고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삶에 필요한 모든 것에 허용(Halal)과 금기(Haram)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름지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몸가짐에서 반드시 보여야 할 자세가 있으며 그 자세들에 기초한 신앙의 실천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종교적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한 신앙심을 약하게 하고 고조된 신앙적 분위기를 흐리게 희석시키는 것이 바로 악(惡)이다. 그것은 마음속에서 그리고 말에서, 행동에서 인간들을 사악하게 하고 신앙적으로 쌓아온 성과를 무너트리며 급기야 삶의 의욕마저 상실케 하는 사탄의 유혹 그 자체인 것이다. 사탄의 유혹은 인간들의 의지를 약하게 하여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허용과 금기의 개념을 없애버리기 때문에 금기 사항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인간의 생명은 지극히 유한하다. 인간들은 이러한 짧은 현세의 여정을 통해서 크고 작은 수많은 시련과 환희를 겪으며 내세의 안녕을 강구하며 살고 있다. 이슬람은 선과 악, 허용과 금기에 대하여 어떤 다른 종교보다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무엇이 우리를 선으로 인도하고 무엇이 우리를 악에서 멀리하도록 하는지에 대하여 정확하게 가르쳐 준다.

우리가 선을 실천하고 악을 멀리할 때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우리와 함께할 것이며 허용과 금기의 선이 모호해질 때 사탄의 유혹은 더욱더 강해질 것이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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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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