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북 강경파' 펜스 전 美 부통령 만난 후 "한미동맹 강화"

입력
2022.02.13 1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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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한미협력 대화 나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3일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3일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3일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만나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 문제 등을 논의했다. 중국의 반발에도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등의 공약을 제시한 데 이어 대북 강경파인 펜스 전 부통령을 만나 보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한반도 평화 서밋'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펜스 전 부통령과 약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윤 후보는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한 우리 안보와 한미 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 펜스 전 부통령의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로서 훈장을 받은 사실 등 개인적인 대화도 나눴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회동에서 한미 양국의 '강력한 동맹'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윤 후보는 펜스 전 부통령에게 "굳건한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고, 펜스 전 부통령은 "한미관계는 물샐 틈 없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짧은 시간 원론적인 대화를 나눈 셈이지만, 선대본부 내에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굴종 외교"라고 주장하는 윤 후보와 펜스 전 부통령과의 회동 자체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된 인물이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사전 리셉션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을 거부하며 '지각 입장' 후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페이스북. 온라인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페이스북. 온라인 캡처

윤 후보는 이날 펜스 전 부통령과의 회동 이후 '한미동맹 강화'라는 6자 공약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지난달 외교안보 비전을 발표한 자리에서 '굴종이 아닌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1일 열린 여야 후보 2차 TV토론에서도 "사실상 종전상태"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언급에 대해 "(지금 상황을) 종전이라고 우긴다면 이건 전쟁 억제력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결국 친중, 친북, 반미라는 이념적 지향에 서 있다"고 맹공을 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후보가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는 것은 보수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대규모 주택공급 등에서 서로 비슷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적어도 외교·안보 분야 공약에선 차별화를 분명히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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